럼즈벨트 "후세인 잡을 것 같다" 부시에 急報

  • 입력 2003년 12월 15일 02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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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세인 전 대통령의 체포는 이라크 국민들에게 매우 좋은 소식이다.”

AP통신이 ‘사상 최대의 추격전’으로 명명한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의 체포 소식을 처음 전해들은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의외로 담담한 반응을 보였다. 후세인 제거를 이라크전쟁의 최고 목표 중 하나로 정한 부시 대통령으로서는 예상 밖의 침묵인 셈이다.

부시 대통령은 캠프 데이비드에서 주말을 보내던 13일(현지시간) 정오경 후세인이 체포될 수도 있다는 보고를 받았다.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이 캠프 데이비드로 전화를 걸어 기습작전이 성공할 것 같다고 보고한 것. 아직 후세인을 체포하기 전이었다.

후세인 체포 확인 소식이 워싱턴에 날아든 것은 일요일인 14일 오전 5시가 막 지난 때였다. 폴 브리머 이라크 미군정 최고행정관이 콘돌리자 라이스 국가안보보좌관에게 전화를 걸어 붙잡은 인물이 후세인이라고 확인해 주었다.

라이스 보좌관은 즉각 부시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부시 대통령은 눈보라가 몰아치기 이전인 토요일 늦게 백악관으로 돌아와 있었다. 눈보라 때문에 교회 예배 참석도 취소했다.

후세인 체포 소식을 들은 부시 대통령의 고위 측근들이 새벽에 속속 백악관으로 들어왔다. 이때 부시 대통령은 이미 백악관 집무실에 근무 자세로 앉아있었다. 일요일 아침이면 보통 텅텅 비어있는 백악관 집무실이 분주한 상태로 돌변한 것.

스콧 매클렐런 백악관 대변인은 후세인 체포 21시간 뒤 “이라크 국민들은 마침내 후세인이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확신할 수 있게 됐다”고 차분하게 말했다. 측근들은 부시 대통령이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에 대해서 말해주기를 거부했다.

AP통신은 부시 대통령의 ‘덤덤한 반응’이 후세인 체포의 여파가 불명확한 시점에서 흡족하다는 입장을 보이지 않으려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이 진기자 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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