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개혁 드라이브’ 힘 실린다…총선서 여당 압승

  • 입력 2003년 12월 8일 18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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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실시된 러시아 총선에서 여당인 통합러시아당이 압승을 거두면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권력기반이 탄탄해졌다.

총선과 함께 실시된 모스크바 시장 선거에서도 통합러시아당의 공동대표 3인 가운데 한 명인 현 유리 루슈코프 모스크바 시장(67)이 압도적인 표차로 당선돼 3선에 성공했다.

반면 제1야당인 공산당은 1999년 총선의 절반 정도 득표에 그쳐 참패했다.

97.87% 개표 결과 통합러시아당은 정당별 득표에서 37.1%를 기록해 2위인 공산당(12.7%)을 3배 가까이 크게 앞질렀다.

현재 전국구와 지역구를 포함해 모두 142석인 통합러시아당은 이번 총선에서는 지역구 105석을 포함해 222석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선거는 지역구 225명과 비례대표 225명 등 모두 450명의 하원의원을 뽑는다.

반면 공산당은 현재 의석 110석의 절반 정도인 53석을 확보하는 데 그칠 전망이다.

내년 3월 14일 대통령 선거에서 재선이 예상되는 푸틴 대통령은 의회까지 완벽하게 장악함으로써 ‘강력한 러시아 재건’을 내세운 집권 2기 국정운영에 힘을 받게 됐다.

여당이 예상 밖의 대승을 거두면서 푸틴 대통령의 집권 연장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올해 50세의 푸틴 대통령은 3선을 금지하고 있는 현행 헌법에 따라 2008년에는 퇴임해야 한다. 하지만 통합러시아당이 친여 군소정당과 무소속을 규합하면 개헌에 필요한 3분의 2 의석 확보가 가능해 푸틴 대통령이 3선을 노릴 가능성도 있다고 러시아 민영 NTV는 내다봤다.

그러나 이번 총선을 통해 권위주의가 더 강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공산당은 관영방송이 일방적인 보도를 하는 바람에 선거가 불공정하게 치러졌다고 반발하고 있다.

한편 이번 총선에서는 서구식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지향하는 우파연합과 야블로코 등이 부진한 성적을 낸 반면 극우민족주의 성향의 자유민주당이 공산당에 이어 3위를 차지하는 이변이 일어났다. 우파연합의 보리스 넴초프 대표는 “이번 선거를 계기로 국가사회주의가 강화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23개 정당이 참가한 이번 총선에서 5% 이상을 득표한 정당은 4개 정당에 그쳤다. 225석의 비례대표 의석은 이들 4개 정당에만 배분된다.

모스크바=김기현특파원kimki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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