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눈-빛-맛 황홀한 만남…'눈의 나라' 삿포르

  • 입력 2003년 11월 26일 16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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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11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삿포로 시내를 수십만개의 전등로 장식하는 빛의 축제 ‘화이트 일루미네이션’. 오도리공원의 모습이다.동아일보 자료사진

매년 11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삿포로 시내를 수십만개의 전등로 장식하는 빛의 축제 ‘화이트 일루미네이션’. 오도리공원의 모습이다.동아일보 자료사진

일본 최북단의 섬 홋카이도는 원래 아이누족의 땅. 그래서 홋카이도는 혼슈 규슈 시코쿠 등 일본의 다른 지역과 기후 자연이 판이하다.

북위 42도 전후에 걸친 아한대의 이 섬은 짧은 여름과 긴 겨울이 특징. 한겨울 오호츠크해의 차가운 기단과 따뜻한 해류가 만나면서 내리는 눈은 그 양이 엄청나다.

95년에는 2m가 넘는 폭설이 내려 신치도세 국제공항의 활주로가 눈에 뒤덮여 항공기 이착륙이 금지될 정도였다.

그러나 여행자에게 삿포로의 눈은 재난이 아니라 한겨울의 아름다운 풍미다. 그처럼 풍요로운 눈을 보러 우리는 삿포로를 찾는다.

눈축제 ‘유키마쓰리’는 눈의 고장 삿포로에서 시민이 만드는 지상 최고의 축제다. 삿포로의 넓고 깨끗한 거리, 맛있는 음식, 눈과 입이 동시에 즐거운 멋진 유흥가 스스키노. 모두가 빼놓을 수 없는 매력이다. 그 중에서도 삿포로의 다섯 가지 맛은 압권이다.

털게와 라면, 초콜릿과 맥주, 그리고 아이스크림. 초콜릿과 아이스크림은 홋카이도 초원의 목장에서 생산되는 신선한 우유에서, 일본 최초의 맥주인 삿포로비어(1876년 설립)의 상큼한 맛은 ‘홉 벨트’라고 불리는 북위 42도의 건조한 기후에서 생산되는 홉에서 온다.

올 겨울에는 맛과 멋, 그리고 낭만이 살아 숨쉬는 삿포로로 여행을 떠나봄이 어떨지.

:겨울축제: ▽유키마쓰리=내년 54회 축제는 2월 5∼11일(7일간) 열린다. 장소는 시내 오도리 공원과 시내 중심의 환락가 스스키노, 여기서 20분 거리의 시 외곽 마코마나이 육상자위대 기지 등 세 곳.

오도리 공원에는 △국제눈조각콩쿠르 참가 16개팀의 작품 △시민 눈조각 156개, 마코마나이 자위대 연병장에는 초대형 눈조각 등 6개, 스스키노 거리에는 얼음조각 100개가 전시될 예정.

이 눈조각은 마코마나이 육상자위대 대원들이 시 외곽의 들판에서 수송해온 5t 트럭 6000대분의 눈으로 만드는데 모두 308개가 될 전망. 국내외 역사적인 건축물과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캐릭터, 자연을 테마로 한 작품이다. 예상 참관객수는 192만명가량. 절반은 외지에서 오는 관광객이다.

관람 시간은 다음과 같다. △오도리 공원=일출∼오후 10시 △마코마나이=오전 9시∼오후 4시반 △스스키노=일출∼새벽 1시(마지막 날인 11일은 오후 10시까지). 홈페이지 www.snowfes.com

▽화이트 일루미네이션(White Illumination)=매년 11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삿포로 시내를 환상의 조명으로 장식하는 ‘빛의 예술’축제. 올해(23회)는 21일 개막됐다. 장소는 두 곳.

오도리 공원(1월 4일까지)의 조명은 삿포로 시내를 동서로 장식하고 삿포로 역전(2월 11일까지)∼스스키노 조명은 시내를 남북으로 장식한다. 22년 전 시작 당시 전구는 1000개였지만 올해는 37만5000개. 점등시간은 매일 오후 4∼10시. 12월 23∼25일 및 12월 31일은 밤 12시까지.

▽뮌헨 크리스마스 시티 인 삿포로=옥토보페스트의 뮌헨과 일본 최초의 맥주 탄생지 삿포로는 자매도시. 좋은 홉으로 맛있는 맥주를 생산하는 맥주도시라는 점이 공통점.

삿포로시는 매년 오도리 공원의 ‘화이트 일루미네이션’ 조명축제 때 뮌헨의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재현한다. 유럽도시의 대표적인 크리스마스 시즌 풍경은 한밤에 선물가게가 줄지어 들어선 크리스마스 마켓(Market)에서 소시지를 먹고 뜨겁게 데운 와인을 마시며 선물을 고르는 것. 올해는 28일 개막, 12월 21일까지 계속된다. 시간은 △월∼금요일 정오∼오후 9시 △토 일요일 오전 11시∼오후 9시. 산타클로스가 출연하는 쇼 등 다양한 이벤트가 펼쳐진다.

:온천: 삿포로 부근의 조잔케이(정산계)온천은 삿포로 역 앞의 버스터미널에서 버스로 1시간 거리의 명소. 산으로 둘러싸인 조용한 계곡에 자리 잡은 이 온천에는 전설이 깃든 갓파연못이 내려다 보이는 후타미 출렁다리 등 산책로도 있다. 근처에 삿포로 고쿠사이 스키장이 있다.

삿포로(홋카이도)=조성하기자 summ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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