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詩에 푹 빠진 공대 교수님…류주환교수 175편 번역 출간

  • 입력 2003년 11월 24일 18시 06분


영시(英詩)에 푹 빠진 공학자가 미국 여류시인 에밀리 디킨슨(1830∼1886)의 시 175편을 번역·해설한 책을 최근 출간했다. 주인공은 ‘수수께끼:에밀리 디킨슨의 시와 감상’(충남대출판부)을 펴낸 충남대 고분자공학과 류주환 교수(43·사진).

“워낙 시와 어학에 관심이 많았어요. 우리 시뿐만 아니라 한시(漢詩), 일본시를 틈나는 대로 읽었고 특히 영시를 좋아했어요. 이번 책은 영시에 대한 관심의 첫 결실인 셈이죠.”

류 교수는 “시는 삶의 의미와 인간의 감정을 하나의 시공간에 응집시켜 놓은 캡슐”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어렵게 느낄 수도 있지만, 그 속에 짙은 향기와 아름다움이 감춰져 있다는 것.

대학(서울대 섬유공학과) 시절, 학교 신문에 시를 발표하기도 한 그는 84년 미국 케이스 웨스턴 리저브대로 유학을 떠난다. 전공 공부에 바빠 영시 대신 신문에 실린 만화만 열심히 보다가 90년 귀국해 다시 영시를 읽고 틈틈이 번역하기 시작했다.

90년대 중반 인터넷이 상용화되면서 홈페이지(kenji.cnu.ac.kr)를 만들어 영시를 비롯해 일본의 시인이자 동화작가인 미야자와 겐지, 미국 작가 하퍼 리의 ‘앵무새 죽이기’ 관련 자료를 정리했다. 그러던 중 사람들 사이에 시의 감동을 ‘주고받는’ 상호작용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2000년 인터넷 카페 ‘영어 죽은 시인의 사회’(약칭 ‘영시사’·cafe.daum.net/engdps)를 열었다. 현재 ‘영시사’ 카페의 회원은 1600여명. 서로 자신이 좋아하는 시를 번역해 올리고 궁금한 내용에 대해 질문과 답도 활발하게 나눈다.

“문을 열기는 어려운데 열기만 하면 큰 힘을 느낄 수 있는 것이 바로 시예요. 시인이 숨겨 놓은 메시지를 발견하는 기쁨이 굉장하거든요.”

조이영기자 l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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