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신문은 영국 런던 왕립 국방안보연구소의 알 카에다 전문가인 무스타파 알라니의 분석을 인용해 “터키와 모로코 등지에서 발생한 일련의 폭탄테러를 볼 때 알 카에다는 각국 테러에 전면적으로 가담하기보다는 토착 과격분자들을 훈련시키고 자금지원을 하는 한편 이념을 고취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자생적인 토착 테러조직들에 폭력과 알 카에다라는 ‘브랜드’를 수출하고 있다는 것. 신문은 “알 카에다는 이제 조직으로서보다는 이데올로기적 측면이 더 강해졌다”면서 “알 카에다의 전략변화는 성공했으며 더욱 공격적으로 변했다”고 덧붙였다.
알 카에다의 ‘지원’을 받은 테러공격으로는 △3월 모로코 카사블랑카 폭탄테러 △지난달 이라크 바그다드 국제적십자위원회 테러 △이달 이라크 나시리야 이탈리아 치안유지군 본부 테러 등이 꼽혔다.
알 카에다는 특히 아프가니스탄 훈련 캠프에서 수년간 수만명의 테러 전사를 훈련시켰고 이들이 각국에 흩어져 테러를 확산시키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진행되는 미군의 군사작전이 알 카에다 세력을 분산시켜 추적을 더욱 힘들게 하고, 각국에 산재한 과격분자들을 자극하는 부메랑이 될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에 따라 과거엔 테러계획 수립에서 사진촬영 등 분석을 거쳐 공격지시까지 수년이 걸렸지만 이젠 테러공격이 신속해졌고, 핵심 지도자의 명령 없이도 공격이 가해진다는 것. 매튜 레빗 전 미연방수사국(FBI) 분석관은 “테러범들이 명령을 받고 이행하는 것인지도 불명확하다”며 “언제 어디서든 테러가 가능하면 실행하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미국은 알 카에다에 대해 집중적인 색출작전을 벌여 핵심 지도자를 사살, 체포했지만 아직도 러시아 인도네시아 인도 이라크 사우디아라비아 모로코 필리핀 등지에서 알 카에다의 기세가 여전하며, 선전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공격 목표도 미국 중심에서 유대인과 이슬람인으로까지 확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박래정기자 eco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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