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워제네거 주지사 만든 `일등공신` 부인 슈라이버

  • 동아일보
  • 입력 2003년 11월 18일 19시 00분



영화배우 출신 아널드 슈워제네거가 17일 미국 캘리포니아 주지사에 취임할 때 미 언론은 남편을 주지사로 만든 ‘일등공신’ 마리아 슈라이버(48)에 주목했다.
캘리포니아 일간 ‘새크라멘토 비’는 이날 ‘마리아에겐 특별한 것이 있다’는 제목으로 슈라이버씨의 삶을 조명했다.
슈라이버씨는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여동생인 유니스 케네디의 딸. 미 NBC 방송의 스타기자이자 뉴스프로 ‘데이트라인’의 앵커우먼이라는 화려한 경력과 네 아이를 헌신적으로 돌보는 어머니라는 평판을 듣고 있다.
그는 ‘스트라이버(striver·얻으려고 애쓰는 자)’로 불린다. 한마디로 ‘노력파’라는 것. 대학을 졸업한 뒤 앵커우먼의 꿈을 이루기 위해 방송사에 입사해 커피 심부름 등 바닥부터 시작했다. 결코 케네디 가문 안에 안주하지 않았다.
슈라이버씨는 “당시 동료들과 상사로부터 ‘부잣집의 겉멋만 든 아마추어’라는 비아냥을 들었고, 비음(鼻音) 섞인 목소리와 뚱뚱한 몸매 때문에 카메라 앞에 설 수 없다는 말도 들었다”고 회고한다. 그는 목소리 교정 교육과 11kg 감량을 통해 단점을 극복해 나갔다.
CBS 방송에서 아침뉴스 공동 진행자로 일하다 해고당한 아픔도 있었다. NBC 방송으로 옮긴 뒤에는 로스앤젤레스 뉴욕 워싱턴DC를 매주 오가는 힘든 생활을 했다.
결국 노력이 결실을 맺어 99년 복지 문제를 다룬 심층 프로그램으로 피바디상을 받았고 같은 해 ‘천국이 뭐죠?’라는 제목으로 펴낸 아동소설이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남편의 선거운동 때문에 방송 활동을 중단한 슈라이버씨는 곧 방송계에 복귀할 계획. ‘오프라 윈프리’쇼에 출연해 슈워제네거씨와 결혼한 이유에 대해 “(혐오스러운) 정치판에서 가능한 한 멀리 데려가 줄 사람이 필요했다”고 했던 그가 정치인의 아내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주목된다.
김성규기자 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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