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워제네거 아내 마리아에겐 특별한 것이 있다"

  • 입력 2003년 11월 18일 16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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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배우 출신인 아널드 슈워제네거가 17일 미국 캘리포니아 주지사에 취임할 때 미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인물이 있다. 남편을 주지사로 만든 '일등공신'인 마리아 슈라이버(48).

캘리포니아의 주도(州都)인 새크라멘토의 일간 '새크라멘토 비'는 이날 '마리아에겐 특별한 것이 있다'는 제목으로 슈라이버의 삶을 조명했다.

슈라이버는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여동생인 유니스 케네디의 딸이다. 미 NBC 방송의 스타기자이자 뉴스 프로 '데이트라인'의 앵커라는 화려한 타이틀을 갖고 있다. 그러면서도 네 아이를 헌신적으로 돌보는 어머니라는 평판을 듣고 있다.

신문은 슈라이버의 친구와 동료의 말을 빌어 그에게 '기운찬(gutsy)' '용감한(courageous)' '믿을 수 없을 만큼 엄청난(incredible)' 등의 수식어를 붙이며 극찬했다.

슈라이버는 '스트라이버(striver·얻으려고 애쓰는 자)'로 불린다. 한마디로 '노력파'라는 것. 대학을 졸업한 뒤 앵커우먼의 꿈을 이루기 위해 방송사에 입사해 커피 심부름을 하는 등 바닥부터 시작했다. 케네디 가문 안에 결코 안주하지 않았다.

그는 "당시 동료들과 상사로부터 '부잣집의 겉멋만 든 아마추어'라는 비아냥도 들었고, 비음(鼻音) 섞인 목소리와 뚱뚱한 몸매 때문에 카메라 앞에 설 수 없다는 말도 들었다"고 회고했다. 슈라이버는 목소리 교정 교육과 11kg 감량을 통해 단점을 극복해 나갔다.

CBS 방송의 아침 뉴스 프로그램의 공동 진행자로 일하다 해고를 당한 아픔도 있다. NBC 방송으로 직장을 옮긴 뒤에는 로스앤젤레스, 뉴욕, 워싱턴DC를 매주 오가는 힘든 생활을 하기도 했다. 1988년 서울올림픽 당시 NBC의 앵커로 한국에 와 방송하기도 했다.

그는 최근에야 방송인과 언론인으로 인정을 받았다. 1999년 복지 문제를 다룬 심층 프로그램으로 피바디상을 받았고, 같은 해 '천국이 뭐죠?'라는 제목으로 펴 낸 아동 소설이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남편의 주지사 선거 운동을 돕기 위해 방송 활동을 잠시 중단한 슈라이버는 다시 방송계에 복귀할 계획. 주지사 선거 전 '오프라 윈프리' 쇼에서 슈워제네거와 결혼한 이유에 대해 "(자신이 혐오하는) 정치판에서 가능한 멀리 데려가 줄 사람이 필요했다"고 고백했던 그녀가 정치인의 아내가 된 뒤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주목된다.

김성규기자 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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