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죄수들 “숨막혀”…수용인원 초과, 서서 잠자기도

  • 입력 2003년 11월 14일 18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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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감방이 초만원이다.

중국 남부 광둥(廣東)성에서 발행되는 남방도시보(南方都市報)는 광둥성 내 144개 구치소 가운데 3분의 1인 43개 구치소가 수용능력보다 훨씬 많은 죄수를 구금하고 있어 인권유린이 심각하다고 최근 보도했다.

특히 선전(深(수,천))시 바오안(寶安)구 구치소는 2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시설에 70여명이 구금돼 있다. 수용자들이 매일 밤 3분의 1은 누워서, 3분의 1은 앉아서, 3분의 1은 서서 잠을 자야 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다.

구치소 환경도 대단히 열악하다.

난아오(南澳)현 구치소는 감방에 식기를 밀어 넣는 조그만 구멍을 제외하고는 창문은 물론 환기구조차 없어 죄수들이 1년 내내 햇빛을 볼 수 없는 습기 찬 곳에서 지낸다. 레이저우(雷州)시 제2 구치소는 여름철 비가 오면 감방이 완전히 물에 잠긴다.

유치장, 경범죄 선도시설, 마약사범 수용시설을 겸하고 있는 광둥성 내 68개 구치소는 죄수들과 다른 사범들을 구분하지 않고 함께 수용하고 있다. 일부 구치소에는 에이즈 환자와 정신질환자도 뒤섞여 있는 실정이다.

광둥성 인민대표대회 탕웨이잉(湯維英) 부주임은 “광둥성은 외지에서 온 유동인구가 많아 형사사건이 많은 데다 공안요원들의 법의식이 희박해 구류 또는 재판 기일을 어기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열악한 구치소 상황은 광둥성뿐만 아니라 중국 전역에서 공통적이다.

중국 최고인민법원(대법원)과 최고인민검찰원(대검찰청) 및 공안부는 구치소에 수용된 죄수의 수를 줄이기 위해 12일 형사소송법에 명시된 구금 및 재판 기일을 엄수하도록 지시했다고 베이징청년보가 13일 보도했다.이 지시를 고의로 어기는 공안 및 구치소 관계자는 최고 7년의 유기징역을 가하는 등 엄중 처벌토록 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베이징=황유성특파원

ys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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