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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3년 11월 11일 18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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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뮤추얼펀드의 환매사태를 삼성전자 매매와 연결하는 논리는 간단하다. 미국 사법당국의 집중 조사 대상인 푸트남 인베스트먼트와 야누스펀드가 최근 투자자들의 잇따른 환매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보유 중인 삼성전자 주식을 매도할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이다.
▽미 뮤추얼펀드 환매 규모는?=미국 펀드자금 유출입 동향을 조사하는 AMG데이타 서비스에 따르면 10월 28일∼11월 5일 주식형 펀드에선 총 8억5400만달러의 자금이 빠져 나갔다. 이는 5주 만에 순유출로 돌아선 것.
특히 투자자들의 환매 표적이 된 푸트남 인베스트먼트는 이 기간 중 무려 44억달러의 자금이 순유출됐다. 푸트남의 자산운용 규모(10월 말 기준)는 2700억달러로 미국 뮤추얼펀드 업계 5위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따르면 6월 말 현재 푸트남과 야누스펀드가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은 각각 총상장주식 대비 0.86%(130만주)와 1.45%(219만주)에 이른다.
최대 관심은 이번 환매사태가 어디까지 확산될 것이냐는 것. 일단 최근 잇따른 환매사태는 매사추세츠 스테이트 펜션 등 연기금펀드가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푸트남에 15억달러의 운용을 맡기고 있는 캘리포니아연기금펀드도 조만간 전액 인출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까진 개인투자자들은 환매 대열에 적극적으로 가세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매도로 이어질까=삼성전자 주가는 공교롭게도 5일 사상최고가인 48만원을 기록한 이후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11일엔 장중 한때 45만원대로 떨어졌다. 외국인들은 이날 메릴린치와 살로먼스미스바니증권 창구를 통해선 매도주문을 내고, UBS증권 창구로는 매수주문을 내는 등 삼성전자와 관련해 엇갈리는 모습을 보였다.
아직까지는 삼성전자의 최근 약세를 뮤추얼펀드의 환매사태와 직접적으로 연결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어 보인다. 오히려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의 하락 영향이 크다. 하지만 환매가 멈추지 않고 지속될 경우 얘기는 달라진다.
김세중 동원증권 연구원은 “최근 환매는 연기금 등 기관투자가들이 주도하고 있지만 개인들에게까지 이 여파가 확산되면 문제는 커진다”며 “이미 2000년부터 삼성전자에 투자, 평가이익을 보고 있기 때문에 삼성전자를 팔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반해 안선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푸트남이 이번 환매사태에 대비해 충분한 ‘실탄’을 비축한 데다 피델리티 등 상위 3사는 조사대상에서 제외됐다”며 “삼성전자가 환매사태의 유탄을 맞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장인환 KTB자산운용 사장은 “외국인 매매추이를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그러나 뮤추얼펀드에 대한 신뢰 하락은 주식형펀드 자금의 이탈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부정적”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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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운기자 kwoon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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