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생 줄어 美대학 재정주름…비자심사 강화후 英-濠몰려

  • 입력 2003년 11월 3일 18시 48분


‘9·11사태’ 이후 미국이 외국 유학생에게 엄격한 비자제도를 시행하면서 각국 유학생들이 미국 대신 영국 호주 등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미국 국제교육협회(IIE)는 최근 미국 대학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올 9월 신학기 외국인 유학생 등록이 1년 전에 비해 줄었다는 응답이 전체의 46%였다고 발표했다.

또 미국의 국제교육자협회(NAFSA)가 미국대학협회 등과 합동 조사한 결과 과거 유학생 감소는 경기불황이나 정치적 불안정 때문이었으나 이번에는 미국의 정책변화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빅터 존슨 NAFSA 사무총장의 말을 인용해 AP통신이 2일 보도했다.

일부 국가에서 미국의 유학생 비자를 받기 어렵다는 인식이 퍼진 것도 미국 유학을 꺼리게 만들고 있다고 IIE측은 지적했다.

미국행을 포기한 각국 유학생들이 다른 나라로 발길을 돌리면서 올 들어 영국 대학에 등록한 중국 학생은 전년보다 36%, 인도 학생은 16%가 각각 늘어났다.

호주도 인도 유학생이 31%, 중국 유학생은 25% 각각 증가했다.

미국 IIE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대학에 등록한 각국 유학생 수는 58만6000여명으로 전년에 비해 0.6% 증가하는 데 그쳤다. 2000년과 2001년엔 전년보다 6.4%씩의 증가율을 나타냈었다.

매사추세츠공과대(MIT) 앨리스 개스트 부총장은 “외국 유학생의 등록이 계속 줄어들면 우수학생 유치가 어려워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미국 대학들은 유학생들이 수업료와 기타 비용으로 지출하는 연간 120억달러의 도움을 받았기 때문에 재정적으로도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뉴욕=홍권희특파원 koni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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