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고이즈미 도쿄회담]푸틴 “나도 亞太순방” 맞불

  • 입력 2003년 10월 17일 19시 22분


코멘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사진)은 15일 말레이시아 방문을 시작으로 열흘간 태국, 키르기스스탄을 잇달아 찾는다. 이번 해외 순방기간은 푸틴 대통령 취임 후 가장 길다.

푸틴 대통령은 태국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 참석을 포함해 이번 순방 중 최소 10개국 이상의 정상과 개별 접촉을 갖고 ‘국제분쟁은 압력보다 대화로 해결한다’는 러시아의 외교 원칙을 강조할 계획이다.

그는 16일 말레이시아에서 개막한 ‘이슬람회의기구(OIC)’ 제10차 정상회의에도 초대됐다. 30여개 이슬람국가 정상들이 참석한 이 회의에서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의 역사를 돌이켜보면 기독교와 이슬람교의 대립은 극복이 가능하다”면서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를 공격한 미국과의 차별성을 은근히 강조했다.러시아 일간지 이즈베스티야는 “푸틴 대통령은 테러와의 전쟁 등으로 미국과 마찰을 빚고 있는 이슬람 국가의 지도자들과 유대를 다지고, 러시아제 무기를 동남아 각국에 판매하는 활동에도 적극 나설 방침”이라고 전했다.

외교 전문가들은 그의 행보에 대해 미국과 관계가 소원한 아시아의 이슬람 국가들에 유화 제스처를 취해 이 지역에 대한 영향력을 확보하면서 무기 판매라는 실익도 거두려는 포석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러시아는 8월 말레이시아에 처음으로 수호이 전투기 18대를 9억달러에 판매했다.

도쿄=박원재특파원 parkwj@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