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이사람]광주서 제일교포 사진전 기쿠치씨

  • 입력 2003년 10월 16일 22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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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교포 노인들의 삶과 생활상을 담은 사진 전시회를 민주화의 성지인 광주에서 갖게 돼 너무 기쁩니다.”

조선대 외국어대학 초청으로 13일부터 17일까지 서석홀에서 ‘재일 코리안의 삶과 애환-가와사키(川崎) 할머니 할아버지들’이란 사진전 갖는 일본인 여성 사진작가 기쿠치 가즈코(菊池和子·58)씨.

이번 전시회에 90여점의 작품을 선보이는 기쿠치씨는 “한국의 젊은이들에게 재일한국인 1세들의 굴곡진 삶과 역사를 알려주게 돼 보람을 느낀다”고 소감을 밝혔다.

기쿠치씨는 2000년 4월부터 일본 가와사키(川崎)에 있는 재일교포 고령자 모임인 ‘도라지회’에서 자원봉사를 하면서 회원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기 시작했다.

28세 때 일본으로 건너간 박일조 할아버지(94)와 22세 되던 해 징용된 남편을 따라 일본에 정착한 박순이 할머니(81) 등 재일교포 1세대 50여명이 사진의 모델이다.

도쿄(東京) 공립소학교(초등학교) 교사로 근무하기도 했던 기쿠치씨는 “한국에서 태어나 일본 식민지 정책의 피해자로 살아야했던 재일한국인 1세들의 삶을 통해 그들의 과거와 암울한 현실을 널리 알리고 미래를 함께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고 싶었다”고 말했다.

기쿠치씨의 한국 사진전은 이번이 두 번째. 8월에는 경기 부천시청 아트홀에서 첫 전시회를 가졌다.

남편과 함께 현재 포르투갈 리스본에 살면서 일본을 오가며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기쿠치씨는 “한국과 일본에서 꾸준히 전시회를 열어 재일교포 노인들의 삶을 통해 역사를 바로 알리는 작업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광주=정승호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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