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족 20여명 “中국적 버릴테니 한국국적 달라”

  • 입력 2003년 10월 12일 18시 32분


코멘트
12일 서울 구로구 구로6동 조선족교회 앞에서 중국동포 1000여명이 정부의 불법 체류자 대책 수정을 요구하며 집회를 갖고 있다. -이훈구기자
12일 서울 구로구 구로6동 조선족교회 앞에서 중국동포 1000여명이 정부의 불법 체류자 대책 수정을 요구하며 집회를 갖고 있다. -이훈구기자
국내에 체류하는 중국동포 20여명이 중국 국적의 포기를 선언하고 주한 중국대사관에 국적포기서를 제출하기로 했다.

서울조선족교회(담임목사 서경석·徐京錫)는 12일 “한국에 있는 중국 국적 동포들에 대한 차별에 항의하는 의미에서 14일 오전 20여명의 중국동포가 서울조선족교회에서 중국 국적 포기를 선언하고 주한 중국대사관에 국적포기서를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주한 중국대사관이 국적포기서를 받아들일 경우 이들은 무국적자가 돼 다음달 말로 예정된 정부의 장기불법체류 외국인 노동자 강제 추방을 면할 수 있게 된다.

서울조선족교회는 집단 국적포기 선언을 시작으로 다음달 7일 한국 국적 취득을 원하는 중국동포들의 신청서를 법무부에 제출하는 등 ‘중국동포 국적 회복 운동’을 본격화하기로 했다.

이 교회 이은규 목사는 “50년 전 한국에 돌아왔다면 누구나 한국 국적을 가졌을 중국동포들이 역사적 상황으로 인해 선택의 여지없이 취득한 중국 국적 때문에 국내에서 차별받고 있다”면서 “이들이 역사적 정당성을 바탕으로 국적을 취득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중국 정부가 이들의 국적 포기를 받아들일지 여부가 불투명한데다 국내 체류 기간이 짧고 경제적으로 불안정한 중국 동포가 한국 국적 취득 요건을 충족시키기 어려워 이들의 한국 국적 취득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전지원기자 podrago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