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이즈미, 오늘 중의원 해산…日 총선 레이스 돌입

  • 입력 2003년 10월 9일 19시 31분


코멘트
일본 중의원(하원에 해당)이 10일 해산된다. 의원 480명을 뽑는 총선거는 다음달 9일 실시된다. 중의원 해산과 이에 따른 총선거는 2000년 6월 이후 3년5개월 만이다.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는 헌법상 고유 권한을 행사해 중의원을 해산하고 총선거를 실시할 것이라고 아사히신문이 9일 보도했다.

일본 국회는 중의원과 참의원 양원제인데 총리의 의회 해산권은 중의원에만 적용된다. 중의원 임기는 4년이나 1946년 이후 올해까지 22차례 총선거 중 임기를 모두 마친 뒤 치러진 선거는 1976년 한 차례뿐이었다.

고이즈미 총리는 이번 총선에서 ‘개혁 지속’을 앞세워 자민당 지지를 호소할 계획이다. 과반의석(241석)을 자민당 단독으로 확보해 장기집권 틀을 갖추려 하는 것. 2000년 총선 때 자민당은 과반의석을 확보하지 못해 공명당 및 보수신당과 연립정권을 세웠다.

보궐선거에서 연승한 자민당의 현 의석은 절반을 넘긴 244석. 자민당은 이번 총선에서 단독 과반의석을 확보하더라도 3당 연립 형태는 유지할 방침이다.

자민당이 준비한 선거 포스터에는 고이즈미 총리와 아베 신조(安倍晋三) 간사장이 등장한다. 대북 강경발언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아베 간사장을 ‘얼굴 마담’으로 삼으려는 것이다. 공약은 우편 업무를 금융조직과 분리해 우정공사를 민영화하는 것 등 대내적인 제도개혁이 주조를 이룬다.

제1야당(현재 137석)인 민주당은 최근 자유당을 흡수 합병한 기세를 몰아 고이즈미 정권의 ‘구호뿐인 개혁’을 공격해 정권교체를 이룬다는 전략이다. 간 나오토(菅直人) 대표와 흡수합병 당시 백의종군을 선언한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 전 자유당 당수가 간판으로 나선다. 고속도로 이용료 철폐를 공약으로 제시하면서 정치에 무관심해진 유권자의 관심을 돌려놓으려 하고 있다.

자민당은 지난해 비서 급여 착복 혐의로 불명예 퇴진한 다나카 마키코(田中眞紀子) 전 외상이 자민당 현역의원이 있는 지역구에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것을 모른 체 하기로 했다. 국민에게 인기가 높은 다나카 전 외상을 섣불리 건드렸다가 특유의 독설이 또다시 폭발하는 날이면 전국적으로 반(反)고이즈미 역풍이 일까 염려해서다.

도쿄=조헌주특파원 hanscho@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