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리크게이트' 특검 요구 거세다

  • 입력 2003년 10월 2일 14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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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백악관의 중앙정보국(CIA) 비밀요원 신분 누설 의혹 사건인 '리크 게이트'는 특별검사가 수사해야 한다는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법무부가 공식 조사에 나선 가운데 여론이 불리하게 돌아가자 스콧 맥클렐런 백악관 대변인은 1일 백악관 직원들은 거짓말 탐지기 조사에도 응하는 등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맥클렐런 대변인은 백악관은 전화 기록을 비롯한 모든 기록을 검토하면서 신분 누설 관련 정보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ABC방송과의 공동 여론조사 결과 69%가 특별검사를 임명해야 한다고 응답했다고 2일 보도했다.

지난달 30일 성인 50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이번 의혹사건을 알고 있다는 응답은 68%였으며 이중 83%가 사건을 "심각한 문제"로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응답자의 72%는 백악관 직원이 신분을 누설한 것으로 생각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지지도는 지난달 중순의 58%보다 4%포인트 떨어진 54%였다.

한편 부인 발레리 플레임의 신분 누설이 부시 대통령의 이라크 정책을 비판한 자신에 대한 보복이라고 주장해온 조지프 윌슨 전 가봉 대사는 칼 로브 백악관 정치고문이 자신의 부인을 '공격 목표'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 기자는 나에게 전화해 '방금 칼 로브와 통화했는데 당신의 부인이 공격 목표라고 말하고 있다'고 알려줬다"고 말했다.

그는 1990년부터 1991년 걸프전 직전까지 이라크 주재 외교관으로 근무할 때 조지 부시 전 대통령으로부터 '용기 있는 외교관'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사담 후세인 대통령이 외국인 신병을 당국에 넘기지 않으면 처형하겠다고 위협했지만 그는 "나를 처형하길 원한다면 내 목에 걸 밧줄은 내가 직접 마련하겠다"고 응수했던 것.

그는 현재 국제개발 관련 기업을 운영하고 있는데 내년 대선에서 부시 대통령을 축출하기 위해 존 케리 상원의원을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번 사건을 영화화하면 누가 아내의 배역을 맡을 것인지를 놓고 아내와 얘기했다"고 말하는 등 여유를 부리고 있다.

그는 과거에 기자들에게 자신이 죽으면 "후세인을 마지막으로 만난 미국 외교관"으로 표현될 것이라고 말했지만 최근에는 "백악관에 의해 쫓겨난 스파이의 남편"으로 고쳐질 것 같다고 말했다.

워싱턴=권순택특파원 maypo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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