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日 “아세안과 FTA” 사활건 경쟁

  • 입력 2003년 9월 4일 18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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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일본이 동남아국가연합(ASEAN·아세안)과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

선수를 뺏길 경우 상대방에게 동아시아 경제권의 주도권을 내줘야 한다는 위기의식 때문으로 한국에도 발등의 불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3일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열린 아세안 경제각료 회의에서 상품 서비스 투자분야의 제한을 없애는 FTA 교섭을 2005년에 시작하기로 합의했다. 올 10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리는 정상회담에서 서명한 뒤 내년에는 무관세 조건을 정하는 작업에 착수할 예정.

일본은 태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6개 선발국과는 2012년까지 FTA를 체결하고 베트남 캄보디아 등 4개 후발국과도 2017년까지 협상을 마치기로 했다.

지난해 11월 아세안과 자유무역지대 창설을 위한 기본협정에 서명한 중국도 일본의 추격을 의식해 FTA 협상을 가속화할 방침임을 아세안측에 밝혔다.

중국은 FTA의 전단계로 아세안 회원국이 중국에 수출하는 농산물 관세를 내년부터 대폭 삭감하는 한편 관세인하 품목을 2006년까지 600개로 늘릴 계획이다. 농산물시장 개방문제로 고민하는 일본과 달리 중국은 아세안과 FTA를 체결해도 농업 부문의 타격이 크지 않아 유리한 여건.

일본은 정부개발원조(ODA)의 동남아 지원금을 늘리는 방식으로 중국 경제의 영향력 확대에 제동을 걸면서 아세안 일각의 ‘중국 공포증’을 적절히 활용할 계획이다.

중국-아세안이 자유무역지대로 묶이면 인구 17억명에 국내총생산(GDP) 2조달러, 일본-아세안이 통합하면 인구 5억9000만명에 GDP 4조9000억달러의 거대 경제공동체가 출범하게 된다.

도쿄=박원재특파원 parkw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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