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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3년 9월 3일 18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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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성향의 글로비시온TV는 1일 차베스 대통령이 소환투표에서 불신임을 받으면 이후 치러질 새 대통령 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이날 곧바로 언론에 배포된 판결문이 위조됐으며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대법원은 야권과 긴밀한 관계인 TV방송사에서 ‘위조 판결문’을 보도한 만큼 야권 세력이 원래 판결문을 탈취한 뒤 위조했을 가능성에 대해 조사 중이라고 3일 밝혔다. 그러나 대법원이 이에 대한 확실한 증거를 제시하지 못해 차베스 대통령측에서 외압을 받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심도 사고 있다.
야당인 제1정의당의 헤라르도 블리데 의원은 “대법원이 스스로 밝힌 내용을 뒤집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비난했다.
베네수엘라에서는 정치적 외압에 따라 법원 판결이 바뀌는 경우가 종종 있지만 이번 사건으로 대법원의 이미지가 큰 타격을 입게 됐다고 외신이 전했다.
차베스 대통령은 불신임을 받더라도 다시 출마하면 당선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쿠바를 방문 중인 그는 2일 “야당이 나를 소환하기 위해 받았다는 320만명의 서명에는 가짜가 많으며 심지어는 사망자의 서명도 있다”면서 “이런 소환요구 서명을 받아들일 수는 없다”고 말했다.야권은 대통령 소환투표 실시에 필요한 240만명의 유권자보다 훨씬 많은 320만명의 서명을 받아 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했으며, 선관위는 서명을 진짜로 본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권기태기자 kk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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