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디폴트 임박"…채무 29억달러 상환못해

  • 입력 2003년 9월 3일 17시 47분


아르헨티나의 디폴트(기한 내 채무 불상환)가 임박했다는 관측이 확산되고 있다.

3일 국내외 금융계에 따르면 아르헨티나는 국제통화기금(IMF)에서 빌린 돈 중 29억달러를 9일까지 갚아야 하는데 국제금융시장에서는 이를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IMF는 아르헨티나가 일부를 상환하고 국내총생산(GDP) 대비 4.5% 수준의 흑자재정을 편성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를 재원으로 아르헨티나가 외채(현재 770억달러 규모) 원리금을 상환할 수 있다는 신뢰감을 바깥에 심어줘야 한다는 것.

반면 아르헨티나는 29억달러 전액을 IMF가 연장해 줄 것과 GDP 대비 3%를 초과하는 흑자재정은 있을 수 없다고 버티고 있다.

아르헨티나는 IMF가 경제처방을 잘못해 위기를 겪고 있다고 비판받는 대표적인 나라다.

미국 프린스턴대 폴 크루그먼 교수는 “아르헨티나가 미국 월가(街)와 IMF 권유에 따라 페소화를 달러에 고정시킨 것이 아르헨티나 경제를 멍들게 했다”고 비판해 왔다. 주변국이 자국 통화가치를 떨어뜨리고 달러 가치가 99년부터 2001년까지 강세로 돌아섬에 따라 아르헨티나가 경쟁력을 잃게 되었다는 것. 쾰러 IMF 총재도 잘못을 인정하고 있다.

아르헨티나가 디폴트를 선언하면 국채와 공공채 등 채권값이 떨어질 것이 확실해 아르헨티나 채권을 사들인 한국의 기관투자가들은 손실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 기관투자가가 보유한 아르헨티나 채권 규모는 정확히 파악되지 않으나 최근 라틴아메리카 채권 구매 붐이 일었던 점을 감안하면 일정 수준 이상은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과거 라틴아메리카가 위기를 겪을 때 해외자본이 아시아로 유입된 적이 많았던 점을 감안하면 오히려 한국에 호재가 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김용기기자·국제정치경제학박사 y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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