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전력망 테러 무방비…시설 낡고 보안 부실

  • 입력 2003년 8월 15일 18시 48분


14일 발생한 미국과 캐나다의 정전 사태는 일단 테러 때문은 아닌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그러나 전력과 보안 전문가들은 미국의 전력망 시스템이 언제라도 테러 공격에 노출될 수 있을 정도로 취약하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고 14일 보도했다.

저널은 “전력망 통제시스템이 노후해 발전소 등 관련시설에 외부인이 침입하기 쉽고 수마일에 이르는 고압전선도 제대로 보호되지 않아 테러리스트들의 손쉬운 공격목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상원 외교관계위원회 산하 태스크포스팀의 조사에 따르면 몇몇 핵심 지점에 대한 조직적인 공격만으로도 미국 여러 주에 전력을 차단시킬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분적으로는 수일이나 수주일 내에 복원되겠지만 일정 기간 전력 가동이 중단되면 그 파급효과가 수년간 지속될 수 있다고 한다.

저널은 “전력회사들은 물리적 공격이나 사이버 공격에 모두 취약하다”며 “변압시스템과 원거리 발전소를 통제하는 시스템 중 일부는 아직도 전화로 작동하고 있을 정도로 낡은 상태”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에너지 수도 통신 등 인프라의 취약성을 제대로 평가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는 일이 시급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대부분의 전력회사는 민영기업이지만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정부 차원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보안 강화 비용을 기업이 부담하면 전기요금이 크게 오를 우려가 있고, 캐나다와 공유하는 전력망에 대해서는 양국 차원의 공동 대응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김승진기자 saraf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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