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년 팬암 여객기 폭파사건 리비아, 책임인정 배상키로

  • 입력 2003년 8월 12일 19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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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년 영국 스코틀랜드 로커비 상공에서 일어난 미국 팬암 여객기 폭파사건과 관련해 리비아 당국이 책임을 시인하고 희생자 유가족에게 배상금을 지불하기로 미국 및 영국과의 합의에 근접했다고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이 11일 밝혔다.

리비아의 책임 시인과 유가족에 대한 배상협상 타결이 이루어지면 리비아에 대한 유엔의 제재가 해제 절차에 들어가게 되고 미국이 취하고 있는 제재 역시 해제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크다.

현재 유가족을 대신한 변호사들과 리비아 대표들이 런던에서 협상 중이며 14일 타결을 목표로 배상금 27억달러 지급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리비아측은 희생자 1명당 유가족에게 1000만달러를 지급하되 △유엔 제재 해제시 400만달러 △미국 제재 해제시 400만달러 △미국의 테러주도국 명단에서 리비아가 삭제된 후 200만달러를 순차적으로 지급한다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시사주간지 타임은 10일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최고지도자가 리비아의 일부 책임을 인정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카다피는 1주일 전 미국 ABC TV와 가진 회견에서 로커비 사건에 대해 “거의 종결됐다”고 말한 바 있다. 로커비 사건은 1988년 12월 21일 승객과 승무원 등 259명을 태우고 스코틀랜드 로커비 상공을 지나던 미국의 팬암 항공 소속 보잉747 여객기가 공중 폭발, 탑승자 전원과 지상에 있던 11명 등 모두 270명이 숨진 사건이다. 미국과 영국은 그동안 사건의 배후로 리비아를 지목해 왔다.

뉴욕=홍권희특파원 koni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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