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옛수도에 마당극… 한복 패션쇼…11일부터 '한국주간' 행사

  • 입력 2003년 8월 10일 18시 24분


코멘트
정도 300주년을 맞아 11일부터 한국주간 행사가 열리는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올가 이바노바 문화위원장.
정도 300주년을 맞아 11일부터 한국주간 행사가 열리는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올가 이바노바 문화위원장.
“러시아의 문화수도에서 한국 문화의 진수를 한 눈에 보게 돼 기쁩니다.”

러시아의 옛 수도 상트페테르부르크 정도(定都) 300주년을 기념해 11일부터 ‘한국주간’이 열린다. 상트페테르부르크 시정부의 올가 이바노바 문화위원장(부시장급)은 “22개국이 차례로 여는 국가주간 중 한국주간이 가장 규모가 크고 다양한 문화 행사로 짜여 기대를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자매결연을 한 대구가 섬유와 패션 도시답게 한복 패션쇼를 열고 시내 중심가에서는 마당극 공연, 에르미타주극장에서는 창무예술원의 창작무용 심청전 공연이 이어진다. 한국현대수묵화전, 한국영화제, 한국관광설명회도 열린다.

시내 소나무공원 안에는 인간문화재 김종흥(金鍾興)씨가 제작한 7쌍의 장승을 세워 장승공원을 만든다.

이바노바 위원장은 “한국이 기증한 장승이 정도 300주년을 맞아 현대적인 문화도시로 새로 태어나려는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수호신이 될 것”이라며 “34개국으로부터 받은 ‘생일선물’ 중 가장 독특하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일본은 500그루의 벚나무를 기증했고 중국은 시내에 중국식 정원을 만들었으며 스위스는 시내 곳곳에 시계를 설치해 주었다. 1990년 유네스코로부터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이 도시가 러시아뿐 아니라 전 세계가 보호해야할 ‘보물’이라는 공감대 때문이다.

이바노바 위원장은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의 도움과 관심으로 침체돼 있던 상트페테르부르크가 다시 살아났다”며 “‘세계의 박물관’으로 불리는 이 도시를 과거의 도시에서 미래를 여는 현대적인 문화도시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번 한국주간 행사에는 한국측에서 축하사절단 대표인 김재섭(金在燮) 외교통상부 차관과 정태익(鄭泰翼) 주러시아 대사, 러시아측에서 한-러경제공동위 대표인 일리야 클레바노프 산업과학기술부 장관과 알렉산드르 베글로프 시장대행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상트페테르부르크=김기현특파원 kimkih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