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사진작가 가즈코 "재일교포 1세대의 고난 전하고 싶어"

  • 입력 2003년 8월 10일 18시 24분


“장구의 ‘덩더쿵’ 장단이 들리면 어디에서나 지팡이를 내려놓고 덩실덩실 춤을 추지요. 김치와 막걸리를 즐겨 먹고 한국말을 쓰는 그들은 여전히 한국인임을 자랑스러워하고 있습니다.”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등으로 일본에 끌려간 재일교포 1세대의 생활상을 담은 사진전을 열기 위해 8일 한국을 찾은 일본인 사진작가 기쿠치 가즈코(菊池和子·58·여.사진)가 전하는 재일교포 1세대들의 모습이다.

2000년 4월부터 일본 가와사키(川崎)에 있는 재일교포 고령자 모임인 ‘도라지회’에서 자원봉사를 해오고 있는 그는 교포 노인들의 생활상을 담은 사진 100여점을 9일부터 경기 부천시청 아트홀에서 ‘재일 코리안의 삶과 애환’이라는 주제로 선보이고 있다.

그는 한국에서 사진전을 여는 이유에 대해 “일본 식민지 정책의 피해자들인 재일 한국인 1세대가 일본에서 반세기 넘게 겪어 온 차별과 빈곤의 삶을 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최근 일본의 일부 정치인들이 과거 일본의 식민지 정책을 미화하는 발언을 계속하는 것에 대해 “나는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도쿄에 있는 공립소학교(초등학교) 교사로 근무하기도 했던 그는 바람직한 한일관계를 묻자 “한일관계는 북한의 태도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며 “3개국이 전향적인 외교관계를 수립해 자유롭게 왕래하는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는 말로 대신했다.

그는 10월 다시 한국을 찾아 광주에서 두 번째 사진전을 열 계획이다.

인천=황금천기자 kc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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