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성공회 ‘게이 주교’ 첫 탄생…보수파 반발 파문일듯

  • 입력 2003년 8월 6일 19시 13분


미국 성공회는 자신이 동성애자라고 밝힌 진 로빈슨 신부(56.사진)를 뉴햄프셔 교구의 주교로 5일 공식 인준했다. 이로써 미국 성공회 교단 내에서 동성애자 주교가 처음 나왔다.

뉴햄프셔 주교 보좌역을 맡아온 로빈슨 신부는 3일 성직자 평신도로 구성된 대의원회 표결을 통과했고 5일 미니애폴리스에서 열린 주교회 투표 결과 찬성 62표, 반대 45표로 인준을 받았다.

이에 앞서 로빈슨 주교가 자기 몸을 수년간 만져 성적으로 괴롭혔다는 한 남성의 주장과 로빈슨 주교가 한 청년의 웹사이트에 포르노사이트를 연결시켰다는 주장이 나왔으나 주교회 투표 서너 시간 전에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그의 인준은 성공회 교단에 커다란 분란을 가져올 가능성이 있다고 외신이 전했다.

미 성공회 교단의 보수파들과 세계 7700만명의 성공회 신자를 대표하는 해외 주교들은 로빈슨 신부의 주교 인준은 교리에 어긋난다며 강력히 반발해 왔으며, 인준이 강행되면 교단이 분리될 수 있음을 경고해왔다.

보수파들을 대표하는 미국성공회위원회는 로빈슨 신부가 주교로 임명되면 10월 ‘긴급회의’를 열어 차후 조치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니애폴리스·런던=AP AFP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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