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카르타 호텔 폭탄테러]폭탄차량 돌진…3차례 연쇄 폭발

  • 입력 2003년 8월 5일 19시 06분


코멘트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도심에 있는 메리어트호텔에서 5일 자살 폭탄 차량 테러가 발생해 외국인 1명을 포함한 최소 13명이 숨지고 약 150명이 부상했다고 외신이 전했다. 부상자 중에도 외국인이 포함됐으나 한국인 피해는 아직까지 확인되지 않고 있다.

마토리 압둘 자릴 인도네시아 국방장관은 테러범들이 폭탄을 이용해 저지른 것이라고 밝혔으며 수티요소 자카르타 시장도 자살 폭탄 차량에 의한 것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날 사고와 관련해 인도네시아 경찰 무전기에서는 3건의 폭발이 있었다는 내용이 흘러나왔으며 호텔 관계자는 지하층과 2층이 큰 피해를 봤다고 밝혀 연쇄 폭탄 테러일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외신은 이날 오후 호텔 지하에서 거대한 폭발음이 터져 나왔으며 이어 화염과 연기 기둥이 치솟는 모습이 목격됐다고 전했다. 이로 인해 호텔의 지상층 유리창들이 대부분 깨졌고 호텔 직원과 투숙객들이 긴급 대피했다. 호텔 앞에 있던 서너 대의 차량은 전소됐다.

테러범이 누구인지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지난해 10월 인도네시아 휴양지 발리에서 202명의 목숨을 앗아간 테러 공격을 한 바 있는 이슬람 과격 단체 제마 이슬라미야(JI)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사고는 발리 테러의 주범 가운데 한 명인 암로지 빈 누라심에 대한 선고 공판을 이틀 앞두고 발생했다.

2001년 문을 연 이 호텔은 33층, 객실 333개 규모로 미국인 소유이며 메가 쿠닌간 상업지구에 위치해 있다. 인근에는 노르웨이 덴마크 스웨덴 등 외국 대사관이 있으며 외국인이 많이 찾는 번화가다.

특히 이 호텔은 인도네시아 주재 미국대사관이 미 독립기념일 기념행사 등 연회를 정기적으로 개최하는 곳으로 테러 목표가 될 만한 상징성이 있다. 미 대사관은 이날 사건 직후 자국민을 대상으로 통지문을 보내 신변 안전에 주의하라고 당부했다.

한편 전태동(全泰東) 외교통상부 동남아과장은 이날 “현지 공관에서 한국교민 피해 여부를 조사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보고 받았다”고 밝혔다.

권기태기자 kkt@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