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라크 WMD증거 일부 오류”

  • 입력 2003년 7월 8일 18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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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사진)이 1월 국정연설에서 “이라크가 아프리카에서 상당량의 우라늄을 사들이려 했다”고 주장한 것은 불완전하거나 잘못된 정보에 의거한 것이었다고 백악관이 8일 처음으로 시인했다.

이날 워싱턴 포스트와 뉴욕 타임스에 따르면 백악관은 성명을 통해 “우리가 갖고 있는 모든 정보로 미루어 이라크가 아프리카로부터 우라늄을 구입하려고 시도했다는 내용은 국정연설에 포함되지 말았어야 했다”고 밝혔다. 이는 부시 대통령이 이라크전쟁 명분으로 제기한 이라크 대량살상무기(WMD) 보유 주장이 일부 오류가 있었다는 점을 처음으로 자인(自認)한 것이어서 앞으로 파문이 예상된다.

이날 발표는 영국 하원 외교위원회에서 부시 대통령이 주장의 근거로 인용한 영국측 정보의 신뢰성에 심각한 의문을 제기하는 보고서가 발표된 데 대한 백악관의 입장을 물은데 따른 것.

영국 의회 보고서는 미 중앙정보국(CIA)이 허위라고 밝힌 정보가 영국 정부의 공식 보고서에 들어간 이유에 대해 추궁하고 있다. CIA는 니제르 현지 확인 결과 우라늄 구입설이 허위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했으나 미국 정부는 이를 공개하지 않았다.

논란이 일자 애리 플라이셔 백악관 대변인은 “새로운 것은 아무것도 없다”며 “우리는 우라늄 구입 관련 정보가 잘못된 것이라는 것을 오랫동안 인정해 왔다”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1월 28일 국정연설에서 “영국 정부는 최근 사담 후세인이 상당량의 우라늄을 아프리카로부터 사들였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후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3월 유엔 안보리에서 우라늄 구입설은 허위라고 설명했지만 미국 정부는 이에 대해 아무 반론도 제기하지 않고 이라크를 공격했다.

정보 당국자들에 따르면 미국과 영국에 이 정보를 제공한 국가는 미국의 이라크 공격을 지지했던 이탈리아로 알려졌다.

곽민영기자 havef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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