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까마귀와의 전쟁 17년만에 승리

  • 입력 2003년 5월 28일 19시 10분


까마귀와의 ‘전쟁’을 벌여온 일본 도쿄도가 마침내 ‘승리’를 선언했다.

도쿄의 까마귀는 빠른 속도로 번식을 거듭해 심각한 골칫거리였으나 대대적인 ‘전쟁’을 벌인 끝에 17년 만에 처음으로 까마귀 수가 줄어들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28일 전했다.

지난해 말 현재 도쿄 도심 23개 구와 외곽을 통틀어 서식 중인 까마귀는 약 3만5400마리. 이는 2001년 말의 3만6600마리에 비해 1100마리가 준 것이다.

도쿄도가 집계를 시작한 1985년 이래 까마귀 수는 해마다 14%가량 늘어나 도시 문제의 하나로 지적돼왔다.

도쿄 도심은 음식물 쓰레기가 항상 넘치는 ‘까마귀의 낙원’이나 다름없었다. 몸집이 큰 까마귀가 떼 지어 날아다니며 횡포를 부리기 일쑤였고 먹을 것을 빼앗기 위해 어린이를 해친 사례마저 발생했다.

결국 도쿄도는 2001년 ‘까마귀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쓰레기 분리수거, 서식지 파괴, 포획 등 서식을 방해하는 특별작전에 들어갔다. 음식물 쓰레기를 지역별로 지정된 날에만 내놓도록 하고 이를 즉시 수거하도록 했다. 방치하면 까마귀 떼가 날아들어 비닐봉지를 헤집어 놓기 때문.

전문가들은 쓰레기 분리수거와 서식지 파괴 등 거주환경 악화로 까마귀 번식률이 준 것으로 분석했다. 도심지역 까마귀는 줄고 산과 들이 있는 외곽 지역의 까마귀가 늘어난 것도 마찬가지 이유 때문인 것으로 추정됐다.

도쿄=조헌주특파원 hans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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