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넷기자 日誌에 반전기고 "美 무법행동 소름끼쳐"

  • 입력 2003년 4월 11일 19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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퓰리처상을 수상한 저명한 미국의 언론인 피터 아넷 기자(68·사진)가 이라크전쟁을 ‘침략전쟁’이라고 비판하는 기고문을 11일 일본 주간지 ‘프라이데이’ 최신호(25일자)에 실었다.

아넷 기자는 이 글에서 “1991년 걸프전 때와 공습 모양은 닮았지만 성격은 전혀 다르다”면서 “그것은 이번 전쟁이 바그다드 점령을 목표로 한 침략전쟁이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다음은 주요내용.

나는 베트남전쟁시 미군과 동행취재를 하다 베트콩의 지배로부터 ‘해방’된 마을을 방문한 적이 있는데 완전히 폐허가 되어 있었다. 한 장교가 “왜 이렇게 되었는가”라고 묻자 한 부하가 “이 마을을 구하기 위해서였습니다”라고 대답했다. 부시 대통령과 블레어 총리는 이 같은 논리로 이번 전쟁을 이야기하는 것을 싫어할 것이다. 그러나 어린 소녀까지 자폭테러 가능성이 있는 현실을 그들은 어떻게 보고 있을까. 군사목표가 아닌 마을을 미사일로 공격해 일어난 학살을 어떻게 설명할까.

내가 전쟁 상대국 국영 TV의 인터뷰에 응한 것은 확실히 경솔했다. 그러나 당시 내가 말한 내용은 결코 손가락질 받을 내용이 아니다. 진실을 이야기하는 사람을 매장하려는 미국의 무법자 같은 행동에 으스스한 느낌이 들 따름이다. 그러나 나는 무슨 일이 있어도 진실을 계속 보도할 것이다.

도쿄=조헌주특파원 hans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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