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디스 "北 미사일 등 추가 도발땐 한국 신용등급 하향 조정"

  • 입력 2003년 4월 3일 19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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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신용평가회사 무디스의 토머스 번 부사장은 2일 북한이 플루토늄 재처리 또는 장거리 미사일 발사 등 추가로 도발적인 행위를 벌일 경우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하향조정할 것이라고 거듭 밝혔다.

그는 2일 미국 뉴저지주 포트리 힐튼호텔에서 열린 주미 한국상공회의소 초청 강연회에서 “2월 한국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긍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내린 것은 장차 국가신용등급을 하향조정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번 부사장은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고려할 때 가장 중요한 요인은 북한 문제”라면서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대중영합적 선거공약이나 재벌개혁, SK그룹의 회계부정 등은 국가신용도와는 직접 연관이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북한은 개혁이 되지 않은 상태로 남아있거나 (영원히) 개혁되지 않을 수도 있다”면서 “이것이 한반도를 위협하고 한국의 투자환경을 저해하는 주요 요인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한국 내 반미 움직임과 관련해 “작년 한국의 대통령선거 과정에서 나타난 민족주의적 경향을 어떻게 관리하느냐 하는 점이 한국을 둘러싼 또 하나의 불확실한 요인”이라고 말했다.번 부사장은 또 “앞으로 예상되는 북핵 문제의 여러 시나리오 가운데 현상유지 또는 과거북-미 기본합의 체제로의 복귀, 대북 제재, 군사적 대응 등은 모두 부정적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고 밝혀 현 상태가 계속 유지되더라도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외교적 해결도 가능하겠지만 시간이 고갈돼 가고 있으며 실기해선 안 된다”고 경고했다.그는 김대중(金大中) 전 대통령의 ‘햇볕정책’에 대해서는 “햇볕정책의 효과라고 하는 북한의 변화는 주변적이거나 전술적인 것으로 근본적인 변화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북한에 (개방을 위한) 시간을 주었지만 북한은 더 도발적이 됐고 미국의 강경책을 유발했다”고 지적했다.

뉴욕=홍권희특파원 koni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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