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油井화재로 온난화 가속"…오존층파괴 재앙 우려

  • 입력 2003년 3월 25일 19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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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공격이 전개되고 있는 이라크에서는 유정화재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미군의 공격에 의한 것인지, 이라크의 방화에 의한 것인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이번 전쟁은 지구 환경에도 대재앙을 가져올 전망이다.

이 같은 대규모 화재는 세계 각국이 교토(京都)의정서를 채택해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를 억제하려는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들 우려가 있다고 환경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고 24일 도쿄신문이 전했다.

이번 유정화재로 방출되는 이산화탄소는 지구 온난화를 가속화할 우려가 크다는 것.

또 유황 산화물와 질소 산화물은 현지 주민의 건강에 큰 피해를 주며 산성비를 내리게 해 식물 생태계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특히 질소 산화물은 성층권에 이르면 오존층을 파괴, 농작물에 피해를 준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걸프전 때에는 쿠웨이트 유정 500여개소가 불길에 싸여 완전 진화될 때까지 9개월이 걸렸다. 하늘이 검은 연기로 뒤덮이면서 기온이 평소보다 10도 가량 떨어졌고 악취가 심했으며 호흡기 질환자도 급증했다. 또 주변국은 물론 히말라야산맥 상공에서도 검은 구름이 관측됐다. 매연은 제트기류를 타고 하와이 상공에까지 이를 정도로 지구전체에 피해가 발생했다.

일본환경종합연구소 추산에 따르면 이라크 전체 유정의 25%가 불길에 싸이면 하루 약 5만4000t의 이산화탄소가 발생한다. 이 같은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스웨덴이나 헝가리의 하루 배출량과 맞먹는다. 또 50%의 유정에 불이 나면 벨기에와 체코의 배출량에 해당하는 이산화탄소가 발생하게 된다.

도쿄=조헌주특파원 hans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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