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포터 산실 '니컬슨 카페' 中食堂으로

  • 입력 2003년 3월 23일 18시 57분


코멘트
‘해리 포터’의 산실이었던 ‘니컬슨 카페’. 카페가 없어지기 얼마전까지도 롤링은 가끔 이곳을 찾곤 했다. -동아일보 자료사진
‘해리 포터’의 산실이었던 ‘니컬슨 카페’. 카페가 없어지기 얼마전까지도 롤링은 가끔 이곳을 찾곤 했다. -동아일보 자료사진
‘해리 포터’ 시리즈로 널리 알려진 조앤 롤링의 ‘성공 판타지’ 중심에는 영국 에든버러의 ‘니컬슨 카페’가 있다. 이곳은 어린 딸 제시카의 우유값과 난방비를 타기 위해 고개 숙인 채 에든버러 사회보장국에 가야 했던 27세의 빈한한 롤링이 해리 포터의 초고를 썼던 장소.

기자는 최근 런던도서전 취재를 마친 뒤 런던에서 비행기로 약 1시간 거리에 있는 에든버러를 찾았다. 짙은 안개와 날카로운 한기가 온 도시에 가득했다. 에든버러 변두리에 자리 잡은 니컬슨 카페를 찾기 위해 ‘니컬슨 거리’ 주변을 한참이나 뒤진 뒤에야 그 ‘흔적’과 만날 수 있었다.

카페는 간판만 남아 있고 중국 식당을 열기 위한 공사가 한창이었던 것. 2층의 카페 자리라도 보려고 문을 열자 먼지가 자욱하게 일었다. 인테리어 공사를 하고 있던 한 인부는 “이곳에서 롤링이 해리 포터를 썼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그러나 왜 이곳이 중국 식당으로 바뀌게 됐는지는 잘 모른다”고 말했다.

롤링은 찍찍대는 쥐들과 냉기뿐인 허름한 아파트에서 나와 딸 제시카를 유모차에 태우고 도시를 거닐곤 했다. 그러다 제시카가 잠들면 집 근처의 카페로 향했다. 여동생 부부가 운영하던 이 니컬슨 카페에서 롤링은 진한 에스프레소 한 잔과 물 한 컵으로 한두 시간 동안 오직 ‘마법의 세계’만 생각할 수 있었다.

카페의 주인인 여동생 부부는 “일을 하다 말고 문득 곁눈질을 해보면 어김없이 저 구석 테이블에 앉아 글을 쓰고 있었다”며 “한 손으로 유모차를 밀면서 오로지 글에만 매달리는 정말 묘한 모습이었다”고 이야기한 바 있다.

런던의 서점가에는 6월 출간 예정인 해리 포터 시리즈 5권 ‘해리 포터와 불사조 기사단’(원제 ‘Harry Potter and the Order of Phoenix’)의 예약 판매를 알리는 전단이 곳곳에 붙어 있어 그 인기를 실감케 했다.

에든버러=조이영기자 lycho@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