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戰爭]이라크 미사일 재정비…美英 진격 주춤

  • 입력 2003년 3월 23일 18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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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영 연합군이 바그다드 문턱까지 치고 올라갔다. 23일 오후 현재 선발대와 바그다드의 직선거리는 100여㎞.

그러나 진검승부처로 여겨지는 바그다드에 근접할수록 이라크군의 저항은 거세지고 있다. 지상전 돌입 첫 이틀 동안 이렇다 할 저항 없이 파죽지세로 숨가쁘게 달려온 것과는 양상이 달라지고 있다. 전투기가 격추돼 조종사가 생포되는 등 연합군의 피해도 잇따르고 있다. 본격적인 지상전이 시작된 것이다.

▽진격과 저항=쿠웨이트 북부 접경지역을 넘은 미 제3보병사단은 2일 만에 200㎞를 진군해 나시리야와 교량 2개를 손쉽게 점령했다. 그러나 23일 0시쯤(이하 현지시간) 시아파 이슬람의 성지인 나자프의 70㎞ 동남쪽에 접근하자 대전차 미사일과 기관총 세례를 만났다.

이라크 국영방송은 “교전 끝에 집권 바트당의 지휘관이 전사했지만 미군을 퇴각시켰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미 제3보병사단 선발대가 바그다드 남서쪽 도시 나자프와 카르발라 중간지점까지 진출했다고 AFP 종군기자가 전했다.

연합군 해병대가 장악한 것으로 보도된 바스라와 인근 움카사르에서도 영국 해병특공대가 포위작전 탓에 발이 묶였다. 이라크 보병 51사단 병력 8000명이 투항했지만 보안부대원 등 잔여 병력의 저항이 완강해 치열한 교전이 벌어지고 있다. 미 1해병 원정대가 티그리스강을 따라 바그다드로 북상하기 시작했지만 쿠르나 지역에서 역시 복병을 만났다.

▽이라크, 미사일 전력 아끼고 있다=바스라 인근에 포진했던 이라크 미사일 포대는 연합군 해병대에 쫓겨 바그다드로 북상하고 있다. 그러나 이라크는 아직 살상력이 가장 큰 스커드미사일을 1기도 발사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결정적인 타격 순간을 노리고 있다는 인상을 주고 있다.

이라크 정부는 이날 바그다드에 떨어진 미사일 중 1기가 이스라엘제였다며 이스라엘의 참전을 기정사실화했다. 이에 따라 이라크가 이스라엘을 공격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대두됐다.

현재 터키 해안에 대기하고 있는 미 보병 4사단은 30여척의 함정에 나눠 타고 수에즈 운하를 거쳐 쿠웨이트로 항진하고 있다. 북부전선보다는 남부전선에 전력을 집중하려는 계획이다. 이라크 북부 쿠르드 자치지역에는 이날 오후 2시 반경 미 특수부대를 투입했다.

▽미 조종사 생포=23일 오후 2시경에는 연합군 전투기가 바그다드 상공에서 격추됐다고 알 자지라 방송이 보도했다. 낙하산을 봤다는 시민의 제보에 따라 티그리스 강변에서 대규모 수색작전이 벌어졌다.

수백명의 경찰과 군중들이 강물에 총을 난사하고, 덤불을 태우는 수색작전이 TV를 통해 생생히 전해졌다. 이 방송은 수색작전 끝에 갈대 숲에 숨어 있던 조종사 2명을 생포했다고 전했으나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 등 미영 고위 당국자들은 이를 부인했다.

박래정기자 ecopark@donga.com

외신 종합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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