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최후통첩…이라크 공습 임박

  • 입력 2003년 3월 17일 19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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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사찰단 헬기 긴급철수. AP=연합
유엔사찰단 헬기 긴급철수. AP=연합
《미국 주도의 이라크 공습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15개 이사국 가운데 다수(9개국 이상)의 지지를 얻어 이번 전쟁에 대한 국제사회의 ‘도덕적 승인’을 확보하려던 미국은 16일 영국 스페인을 동원해 독자적인 ‘연합 3국 전선’의 모양새를 갖췄다. 외교전이 사실상 실패로 돌아갔다는 판단에서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17일 오후 8시(한국시간 18일 오전 10시) 대국민성명을 통해 최후통첩을 하기로 함에 따라 이라크전쟁은 유엔과 무관하게 전개될 것이 확실해졌다.》

▼사찰단 "최후 통첩후 48시간내 철수"▼

▽임박한 이라크 공습=이라크전쟁이 초읽기에 들어감에 따라 미 정부는 유엔 무기사찰단에 대해 이라크에서 철수할 것을 요청한 데 이어 미 NBC방송은 6명의 바그바드 주재 방송 요원을 철수시키기로 했다. 유엔 관리는 “철수명령이 안보리 회의가 열린 후인 17일 오후 1시(한국시간 18일 오전 3시)쯤 내려질 가능성이 있다”며 “사찰단은 철수명령 후 48시간 내에 철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딕 체니 부통령은 16일 미 주요 방송사들과의 회견에서 전쟁 목표가 △적군 격퇴 △사담 후세인 정권의 해체 △대량살상무기 제거 △중동국가들의 영토주권 유지 △광범위한 대표성을 갖는 정부 설립 등이라고 소개했다.

또 이라크 무장해제 시한을 30일 연장하자는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의 새 제안을 거부했다. 한편 뉴욕 타임스는 16일 이라크 문제를 둘러싼 미국의 유엔 외교는 오산과 실수로 점철돼 왔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다른 안보리 이사국들, 특히 프랑스의 의도를 제대로 간파하지 못했던 것을 큰 실책으로 지적했다.

▼이라크…"수만명 순교각오" 항전의지 밝혀 ▼

▽전운 속 이라크=후세인 대통령은 17일 장남 우다이 소유의 한 방송에서 대량살상무기(WMD)를 보유했던 사실을 시인하며 “우리는 우리의 영역과 세계 모든 곳에서 WMD를 제거하려는 진정한 의도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이란과의 8년 전쟁과 시온주의 세력의 위협 당시 스스로를 방어하기 위해 그런 무기를 보유했었다”고 설명했다.

이날 방송은 후세인 대통령이 비밀무기 프로그램에 대해 고백하고, 사찰단과의 인터뷰를 위해 과학자 30명이 키프로스로 갈 것을 허락했다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탄저균의 폐기 증거 등도 제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유엔 무기사찰단이 사용하던 헬기 5대가 17일 이라크에서 철수했으며 미국과 영국에 이어 중국과 러시아도 17일 이라크의 자국민들에 대한 소개작업에 돌입했다.

▼佛-獨-러…"마지막까지 평화노력 계속" ▼

▽유엔과 관련국 움직임=프랑스 독일 러시아가 제안한 사찰연장안을 논의하기 위한 안보리 비공개 회의가 17일 오전 10시(한국시간 18일 0시) 열려 미국 등이 제출한 이라크 공격을 승인하는 2차 결의안을 ‘다수의 반대’로 부결시켰다.

그러나 회의 시작과 동시에 미국 영국 스페인의 유엔주재 대사들이 잇따라 성명을 통해 결의안 철회를 발표, 묘한 장면을 연출했다.

이와 관련,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7일 체첸 지도자들을 접견한 자리에서 “평화적 방법이 아닌 어떤 형태의 이라크사태 해결 시도도 수많은 희생과 국제상황 전반의 불안정 등과 같은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하는 실수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워싱턴=권순택특파원 maypole@donga.com

김정안기자 cred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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