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유럽 3국 波-불가리아-루마니아 "웰컴 美軍"

  • 입력 2003년 3월 5일 20시 33분


코멘트
흑해의 회색 물결이 넘실대는 불가리아 최대 항구도시 부르가스 해안. 미 공군 409 원정대 소속 20여명의 미군들이 훈련에 열중하고 있다. 불가리아로서는 1943년 이후 맞은 첫 외국군대다.

미국은 이라크 전쟁을 앞두고 유럽 주둔 미군의 새 전진기지가 될 폴란드, 불가리아, 루마니아로 이미 대대적인 병력 이동을 시작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4일 보도했다. 이들 국가는 이라크전에 반대하고 있는 프랑스 독일 대신 미국이 ‘새 유럽’으로 꼽은 ‘싸고, 친절하고, 수동적인’ 국가들.

지난달 25일 이후 미군 허큘리스 수송기는 부르가스에 매일 새 기지 구축을 위한 각종 장비를 쏟아내고 있다. 미국은 앞으로 이곳에 이라크전에 대비한 기지를 구축할 예정. 부르가스에서 터키 국경까지는 차로 1시간, 바그다드로는 비행기로 2시간 거리다. 니콜라이 스바나로프 불가리아 국방장관은 25일 “미국에 4∼5곳의 기지를 제공할 수도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폴란드에서도 소하체프를 비롯해 3곳이 공군기지 후보로 거명되고 있으며, 비엘스크 포들라스키는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있는 미군 병참지원기지를 대신할 곳으로 물망에 오르고 있다.

루마니아는 석유산업 중심지인 해안도시 콘스탄타를 미 공군에 공여키로 했다. 10일 전부터 콘스탄타에는 연일 수백명의 미군 병력과 수송기, 헬리콥터들이 몰려들고 있다.

가디언은 미군 주둔으로 인한 경제적 파생효과를 기대해 한때 구 소련의 위성국이었던 이들 3국의 여론은 급격하게 친미(親美)로 기울고 있다고 전했다.

프랑스와 독일의 시선은 곱지 않다. 프랑스는 불가리아의 유럽연합(EU) 가입이 어려울 수도 있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가디언은 “강대국 사이에서 치이고 침략 당한 약소국의 역사가 반복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곽민영기자 havefu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