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C재건축안 확정…'그라운드 제로' 일부 보존한다

  • 입력 2003년 2월 27일 18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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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1 테러’로 무너진 미국 뉴욕의 세계무역센터(WTC) 쌍둥이빌딩 자리에 들어설 새 건물은 첨탑을 포함해 세계에서 가장 높은 532.8m이며 빌딩 붕괴 때 만들어진 거대한 구덩이(그라운드 제로)가 일부 보존될 예정이다. 맨해튼 남부재개발공사(LMDC) 등으로 구성된 ‘WTC 재건축방안 선정위원회’는 독일에서 활동하는 건축가 다니엘 리베스킨드(56)가 이끄는 건축설계사무소의 설계안을 당선작으로 확정하고 27일 오전 WTC 부근 파이낸셜 빌딩의 윈터가든에서 공식발표한다.

조지 파타키 뉴욕 주지사와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시장 등이 지지한 리베스킨드씨의 설계안은 미국 독립의 해를 딴 1774피트(532.8m) 높이의 첨탑과 기하학적 구조의 빌딩군(群)으로 돼 있다.

이는 현재 세계 최고인 말레이시아의 페트로나스 쌍둥이빌딩(444.9m)보다 높은 것으로 리베스킨드씨는 이 첨탑에 ‘수직세계식물원’을 조성해 고도별로 세계 각지의 식물을 전시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이 설계안은 WTC터 남서쪽 부분에 당초 20m 깊이의 구덩이와 지지벽을 보존해 추모시설을 설치한다는 계획이었으나 지하 교통시설과 기반시설 공사를 위해 구덩이 깊이를 9m 정도로 변경했다. 리베스킨드씨는 매년 9월11일 WTC 쌍둥이 빌딩에 공격이 가해졌던 시간에는 추모구역에 그림자가 생기지 않도록 건물들을 설계해 9·11 희생자 유족들의 지지를 받았다.

리베스킨드씨는 폴란드에서 태어난 유대인으로 10대 때 미국으로 이민, 뉴욕의 쿠퍼 유니온 대학을 마치고 독일에서 활동해왔으며 베를린의 유대인 박물관, 런던의 빅토리아 앨버트 뮤지엄과 독일 스위스 등의 많은 쇼핑몰을 설계했다.

뉴욕=홍권희특파원 koni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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