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케이스 AOL 타임워너 회장 사임…舊미디어의 승리?

입력 2003-01-13 17:42수정 2009-09-29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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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케이스(44)가 5월에 아메리카 온라인(AOL) 타임워너 회장직을 사임한다고 12일 발표했다. 인터넷 서비스 업체인 AOL의 공동 창업자였던 케이스 회장은 닷컴 거품이 꺼지기 바로 직전인 2000년 1월 높은 주가를 지렛대로 매출이 4배나 많았던 거대 미디어 재벌 타임워너를 전격 인수해 뉴 미디어와 올드 미디어의 통합시대를 열었던 장본인.

그의 사임으로 AOL 타임워너의 경영권은 2년 만에 올드 미디어인 타임워너측이 완전 장악하게 됐다. 타임워너 출신인 리처드 파슨스 현 최고경영책임자(CEO)가 회장직을 승계할 것으로 관측된다.

케이스 회장은 이날 “일부 주주들이 합병 이후의 실적에 대해 나에게 계속 개인적인 실망을 표시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사임 의사를 밝혔다.

AOL 타임워너는 합병이후 2년 동안 신구(新舊) 미디어의 시너지 효과는커녕 경영권을 둘러싼 암투에 시달려 왔다. 이미 케이스 회장의 오른팔인 로버트 피트먼이 지난해 7월 최고운영책임자(COO)직을 사임했고 8월에는 AOL의 비즈니스담당 책임자이던 데이비드 콜번이 회사를 떠난 뒤 사임 압력은 케이스 회장에게 집중돼 왔다.

테드 터너 부회장과 자회사인 리버터 미디어의 존 말론 회장, 10%의 지분을 가진 대주주 고든 크로퍼드는 그의 축출을 추진해 왔다. 터너 부회장은 “케이스 회장의 사임을 존중한다”는 성명을 냈다.

두 기업 문화가 정면 충돌한 것도 내부 갈등의 원인. 기술을 중시하고 수익보다는 성장을 앞세우는 온라인 기업과 컨텐츠를 중시하고 성장보다는 안정을 추구하는 오프라인 기업의 조화는 쉽지 않았다.

무엇보다 AOL측의 수익 악화가 AOL측 임원들의 입지를 좁혔다. AOL 타임워너의 지난해 전체 매출은 88억∼90억달러로 전년의 87억1800만달러에 비해 소폭 늘었으나 AOL의 광고·영업부문 매출은 15억∼16억달러에 그쳐 2001년의 27억달러보다 크게 줄었다. 이에 따라 합병 직후 56달러였던 주가가 14달러대로 폭락해 있는 상태.

여기에다 합병을 전후한 AOL의 불투명한 회계에 대해 법무부 조사가 본격화되자 타임워너측은 AOL의 ‘장난’에 속아 합병했다는 의혹마저 제기하고 있다.

이 같은 사정이 겹쳐 케이스 회장은 이사회의 4분의 3의 반대가 없는 한 회장직을 유지할 수 있도록 계약을 맺어놓았음에도 자진 사퇴했다. 그는 앞으로 이사직과 회사전략위원회의 공동회장직은 유지한다.


홍은택기자 eunta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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