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日은 세번째 敵國"

  • 입력 2002년 12월 27일 18시 00분


이라크는 미국에 협조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는 일본을 미국 영국에 이어 세 번째 적국(敵國)으로 지목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27일 보도했다.

타하 야신 라마단 이라크 부통령은 26일 이라크를 방문 중인 일본 민주당의 스토 노부히코(首藤信彦) 의원과 회담을 갖고 “일본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비상임 이사국이었을 때도 대(對) 이라크 경제제재 완화에 반대했으며 이라크와 우호적인 관계를 갖고 있는 다른 아시아국과는 달리 일본만 문호를 닫고 있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그는 또 “일본이 미국에 동조해 이라크 공격에 가담한다면 어쩔 수 없지만 그 전에 이라크에 고위 인사를 파견해 진상을 조사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강한 불만을 표명했다. 이라크측은 그러나 앞으로 어떤 조치를 취할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일본은 미국의 이라크 공격시 후방 지원을 돕기 위해 이미 16일 해상자위대의 최신예 이지스함 ‘기리시마’호(7250t급)를 인도양에 파견했다.

일본 정부는 또 미국의 이라크 공격 후 이라크 재건을 지원할 경우 생화학 무기 처리를 위해 육상자위대를 파견하도록 하는 방안까지 검토 중이라고 도쿄신문이 전했다. 일본은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공격을 지원하기 위한 테러대책 특별조치법과 마찬가지로 미군이나 다국적군의 후방 지원에 필요한 신법이 필요하다고 판단, 내년 1월20일부터 열리는 정기국회에 법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자위대의 주된 후방 지원으로는 미군 등에 대한 수송 보급 외에 이라크가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탄저균이나 사린가스 등 생화학 무기를 처리하는 작업이 주된 임무다. 이에 대해 일본 내에서는 육상자위대 파견은 유엔평화유지활동(PKO)보다 위험이 따를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를 들어 신중론이 제기되고 있다.

한편 호삼 모하메드 아민 이라크 국가사찰위원회 의장은 26일 “이라크의 핵 및 생화학 무기, 미사일 개발 프로그램에 일해온 과학자 명단을 2, 3일 안에 유엔에 제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이들 과학자들의 해외 인터뷰에는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국과 영국은 이라크가 제출한 대량살상무기 관련 보고서에 내용 누락 등 중대 결함이 있다면서 정확한 무기개발 정보를 얻기 위해 주요 이라크 과학자들에 대한 해외 인터뷰 실시를 주장해왔다. 미국은 무기 개발에 직접 연관된 과학자들을 직접적이고도 사적으로 면담할 경우 현재 은닉한 무기개발계획에 대한 내부 고발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도쿄〓이영이특파원 yes20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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