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간선거]민주-공화 박빙승부…美경제 ‘살얼음’

  • 입력 2002년 11월 5일 19시 00분


미 미네소타주 연방 상원의원 후보로 나온 민주당 월터 먼데일 전 부통령(오른쪽)과 공화당 놈 콜맨 후보(왼쪽)가 TV토론회를 벌이던 중 미소를 짓고 있다. - 세인트폴로이터뉴시스
미 미네소타주 연방 상원의원 후보로 나온 민주당 월터 먼데일 전 부통령(오른쪽)과 공화당 놈 콜맨 후보(왼쪽)가 TV토론회를 벌이던 중 미소를 짓고 있다. - 세인트폴로이터뉴시스

선거와 경제는 밀접히 관련돼 있다.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은 4일 사상 유례 없이 아슬아슬한 승부가 될 이번 중간선거 결과에 따라 미국의 경제정책도 춤출 것으로 전망했다.

하원에서 과반수 의석(222석)을 점유하고 있지만 상원에서는 과반수에 1석이 부족한 공화당은 이번 선거에서 양원을 석권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목표를 달성할 경우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가장 큰 숙원인 세금 감면 계획이 급물살을 탈 것이라고 이 신문은 내다봤다.

세금은 소득을 재분배하는 기능을 띠고 있지만 부시 대통령은 세금이 성취동기를 억제하는 부정적 기능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장기적으로 개인 소득세를 부가가치세 등으로 대체해 직접세보다는 간접세를 선호하는 세금 개혁이 추진될 전망이다. 부자들에게 혜택이 돌아가기 때문에 민주당은 반대하고 있다.

또 공화당의 전통적 돈줄인 거대 제약회사들을 위해 노인에 대한 의료보험을 사기업이 전담토록 하는 방안도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환경파괴문제 때문에 반대에 부닥쳐 왔던 알래스카 유전 개발도 활기를 띠게 될 것으로 예상됐다.

반면 민주당이 승리하면 중·저소득 생활자를 위한 정책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되나 공화당과 달리 뚜렷이 부각된 차기 대선후보가 없어서 정책을 일관되게 밀고 나가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그런 가운데서도 공공교육과 건강보험을 위한 재정지출 확대, 최저임금 인상 등이 예상된다.

현재의 의석 분포대로 상·하원을 민주 공화 양당이 나눠 갖게 될 경우 미 정부 재정적자는 풍선처럼 부풀어오를 것이 분명하다고 이 신문은 전망했다. 양당의 힘이 비등한 상황에서 각자 상대 당이 원하는 세금감면과 재정지출을 주고받을 것이기 때문이라는 것. 만약 추가 테러나 이라크와의 전쟁이 터진다면 재정적자가 더 악화될 것이라고 신문은 우려했다.

신문은 실제로는 지금처럼 상·하원을 양당이 나눠 갖게 될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분석했다. 양당간 정강정책의 차이가 뚜렷하지 않은 데다가 행정부의 독주를 우려하는 미 유권자들의 전통적인 견제심리가 발휘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박혜윤기자 parkhy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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