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사찰 이라크 교란작전 우려

  • 입력 2002년 10월 4일 18시 01분


《유엔의 이라크 무기사찰이 일단 연기된 가운데 과거 사찰에 참여했던 조사단원들은 현상태에서 사찰이 이루어지더라도 소기의 목적을 이루기는 힘들 것이라고 밝혔다. 사찰단원들은 3일 미 MSNBC방송과의 회견에서 “광범위하고 철저한 사찰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군사공격을 감행하겠다는 의지를 확실히 천명해야만 이라크 정부의 협력을 얻어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음은 사찰단원들이 밝힌 이라크의 사찰 교란작전 유형.》

▼숙소 무단침입…보고서 훔쳐가▼

▽숙소 침입 및 수색〓91년 이라크 핵무기 관련 사찰을 이끌었던 데이비드 케이 단장은 사찰을 끝낸 뒤 숙소인 바그다드의 한 호텔로 돌아왔을 때 누군가가 방에 침입해 사찰 경과 보고서를 훔쳐간 것을 발견했다. 그는 이라크 정부에 이 사실을 항의했으나 “호텔 경비가 삼엄하기 때문에 아무도 침입할 수 없다”는 답변을 듣는데 만족해야 했다.

▼사진촬영땐 총격-협박 공공연▼

▽협박 공갈〓91년 사찰단원이었던 레이먼드 칠린스카스는 이라크 무기공장 주변에서 사진을 찍고 있을 때 공장 경비원들로부터 경고용 총격을 받았다.

다른 사찰단원들은 한밤중에 본국으로 돌아가라는 협박 전화를 받았다.

▼“무기 파괴됐다” 사찰지역 봉쇄▼

▽거짓정보로 연막작전〓94년 생물무기 담당 사찰단원이었던 조너선 터커는 위성 사진으로 무기은닉 사실을 확인한 후 이라크측에 사찰을 요구했지만 관계자들은 “무기들은 이미 파괴됐다”고 부인했다.

오히려 이라크 관계자들은 사찰단원들에게 사전 통보 후 시설을 방문해 줄 것을 요구했다

▼聖地 내세워 토양채취 조차 금지▼

▽종교적 이유로 사찰 거부〓94년 티그리스강 주변에서 사찰활동을 벌이던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사찰단원은 토양 샘플을 채취하려고 했으나 이라크 관계자들은 이 장소가 “80년대 이라크-이란 전쟁 당시 많은 이라크인들이 사망한 ‘이슬람 성지’이기 때문에 아무도 침범할 수 없다”고 거부했다.

정미경기자 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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