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대선 D-3…관전포인트 Q&A

  • 입력 2002년 10월 2일 18시 50분


브라질 차기 대통령 당선이 유력시되는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노동자당 후보가 선거 유세 도중 손가락으로 군중을 가리키고 있다. - 상파울루로이터뉴시스
브라질 차기 대통령 당선이 유력시되는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노동자당 후보가 선거 유세 도중 손가락으로 군중을 가리키고 있다. - 상파울루로이터뉴시스
사흘 앞으로 다가온 브라질 대선에서 좌파 성향의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노동자당(PT) 후보의 지지율이 50% 가까이 치솟아 당선이 유력시된다. 1일 브라질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이보페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룰라 후보는 현재 48%의 지지율을 보여 경쟁후보인 집권 사회민주당(PSDB)의 조제 세하 후보(19%)를 29%포인트 차로 따돌렸다. 결선투표로 가지 않고 1차 투표에서 당선 확정에 필요한 50%를 넘을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브라질 대선의 의미와 절차 등을 Q&A로 알아본다.

Q:브라질 대선은 국제적으로 어떤 의미가 있나.

A:페르난두 엔리케 카르도수 현 대통령의 후계자격인 집권 사회민주당의 주제 세하 후보와 노동자당의 룰라 후보 가운데 누가 집권하느냐에 따라 브라질 경제정책이 일대 변화를 겪을 것으로 보인다.

카르도수 대통령은 1994년 취임한 이래 브라질을 정치적으로 안정시키고 개방경제를 지향하면서 브라질을 매력적인 해외 투자처로 탈바꿈시켰다. 엄청난 규모의 천연자원을 보유한 브라질은 지난 10년간 1500억달러 이상의 해외 직접투자를 유치했으며 지난해까지 4대 국제 투자처로 꼽혀왔다.

해외 투자자들은 좌파의 룰라 후보의 당선을 우려하고 있다. 브라질 철강노조위원장 출신인 룰라 후보는 국제통화기금(IMF)이 적극 권장하고 있는 시장개방과 민영화, 긴축재정 등에 부정적이다.

Q:룰라 후보의 급진정책에는 변화가 없나.

A:그는 지난달 30일 법정 선거운동을 마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집권할 경우 대외부채에 대한 모라토리엄(지불유예)을 선언하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해외 투자자들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제스처다. 그가 속한 노동자당 역시 3번 연속 대선에서 패하면서 좌파 노선을 수정해 중도좌파로 나아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Q:룰라 후보가 대통령으로 당선될 경우 정정(政情)불안 등의 우려는 없나.

A:룰라 후보의 노동자당은 의회 소수파다. 노동자당은 곧 치러질 하원 선거에서 전체 508석 가운데 80석도 채 차지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이럴 경우 원활한 국정 운영을 위해서는 다른 당과 연합이 불가피하며 이는 정국불안의 요인이 될 수도 있다. 또 룰라 후보는 행정경험 부족으로 경제 운영에 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막대한 국가부채도 부담이다. 브라질 정부는 지난해 토지개혁과 주택 문제, 기본 하수시설에 할당된 예산을 60%나 줄인 바 있다.

Q:대선은 어떻게 진행되나.

A:이번 대선에는 룰라 후보와 집권당의 세하, 사회당의 안토니 가로징요, 사회민중당의 시로 고메스 4명이 출마했다. 6일 첫 투표에서 최다 득표자가 나머지 후보들의 득표수를 모두 합친 것보다 많을 경우 대통령으로 당선된다. 1차에서 결정되지 않을 경우 최다 득표자가 2위 득표자와 27일 결선투표를 치른다.


노동자당의 룰라 후보 VS 사회민주당의 세하 후보
룰라(54) 세하(60)
·75년 철강노조 위원장 취임 뒤 강력한 노조로 탈바꿈시킴·80년 브라질 노동자당 출범 주역 업적·보건부장관 재임 중 관료주의 타파, 저소득층 영양실조 해소, 에이즈 발병률 저하시킴
·고용창출을 통한 빈부격차 타파·범죄 문제 해결주요 공약·무역부 신설, 세금인하·수백만개 일자리 창출
·노동현장의 생생한 체험강점·검증된 행정력
·행정경험 부족·의회 내 소수파약점·강력하고 신선한 이미지 없음·현 정부와 비슷한 경제정책

김성규기자 kimsk@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