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日 정상회담 외신반응]“北 납치 시인은 놀라운 양보”

  • 입력 2002년 9월 17일 22시 23분


외신은 17일 북한의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과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의 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깜짝 놀랄 북한의 양보’라고 타전했다.

AP통신은 평양발 기사에서 “부인(否認)과 부정(否定)의 오랜 세월을 끝내고 김 위원장이 일본인 납치를 시인했다”면서 ‘깜짝 놀랄 양보(astonishing concession)’라고 긴급 타전했고, 미국의 CNN 방송은 ‘놀랄만한 시인(startling admission)’, 미국의 NBC방송은 ‘북한의 놀라움(North Korea Surprise)’이라고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은 “기념비적 북-일 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이 납치문제를 양보함으로써 돌파구가 열려 희망이 솟아났다”고 전했다.

AP통신은 북한이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이 1월 연두교서에서 ‘악의 축’ 국가로 북한을 규정한 이후 미국과의 관계가 껄끄러워지자 일본과의 관계 개선을 서두르기 위해 이같이 예전에는 생각할 수 없었던 양보를 한 것으로 분석했다.

영국의 BBC방송도 “김 위원장은 미국으로부터 거센 압력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일본의 경제적 원조와 외교적 지원을 절실히 필요로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BBC는 “고이즈미 총리도 납치문제의 해결 없이는 도쿄로 돌아갈 수 없다는 각오였다”고 덧붙였다.

AFP통신은 김 위원장이 미사일 발사실험 중단조치를 무기 연장했다는 것을 앞세우고 고이즈미 총리가 일본의 35년간 식민통치에 대해 사과했다는 내용으로 북-일 정상회담 결과를 보도했다. AFP는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이 회담 닷새전인 12일 뉴욕에서 고이즈미 총리에게 북한의 대량살상무기와 미사일 수출에 대한 우려를 정면으로 제기해달라고 촉구했다고 덧붙였다.

독일의 dpa통신은 북한이 70, 80년대 일본인을 납치한 사실을 처음으로 인정했다고 보도하면서 김 위원장은 이들 사건에 관련된 자들을 이미 처벌했다고 밝힌 것으로 전했다.

러시아의 이타르타스 통신은 △수교교섭 재개 △북한의 일본인 납치 시인 △평양 선언 서명 기사를 별도로 다루면서 소식통들을 인용, 북한은 이날 회담에서 실종된 일본인 11명에 관한 정보가 담긴 문서를 일본측에 제출했다고 전했다.

홍은택기자 eunta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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