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戰雲 고조]“美, 사실상 공격개시 카운트다운”

  • 입력 2002년 9월 13일 17시 38분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12일 유엔 연설에서 미국 단독으로라도 이라크에 대해 군사작전을 취할 것임을 밝힌 이후 국제사회에선 이라크 전쟁을 둘러싼 우려와 긴장이 한층 고조되고 있다. 영국이 이라크전에 대비해 2주 안에 쿠웨이트에 선발대를 파견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고 미국은 이라크 비행금지구역 내 전폭기들의 초계비행을 강화하는 등 사실상 개전(開戰) 준비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맞서 이라크는 미국이 공격할 경우 “중동지역에서 통제불능의 전쟁이 일어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영의 개전 준비〓이라크 공격이 임박한 가운데 영국군이 대(對)이라크 공격에 이용될 수도 있는 대규모 병참훈련에 돌입한다.


영국 국방부 관리들에 따르면 ‘로그 바이퍼(Log Viper) 작전’으로 명명된 이번 훈련은 15일부터 다음달 12일까지 계속되며 6000명의 정규군과 예비군이 동원돼 장비와 물자를 서퍽 공군기지와 사우샘프턴 인근의 군항에 이동시킨다.국방부는 이번 훈련이 수개월에 걸쳐 준비된 것이라고 밝혔으나 대 이라크 파병결정이 내려지면 (이번 훈련을 통해 이뤄지는) 물자와 장비의 배치훈련이 이상적인 것이 될 것이란 점은 부인하지 않고 있다.

영국은 또 이달 초 항공모함 ‘아크 로열’을 지중해로 파견하는 등 이라크 공격설을 뒷받침하고 있다.

미국은 터키의 인시르리크 공군기지에 배치된 F16 전투기들을 이라크의 비행금지 영공으로 발진시키는 훈련을 되풀이하는 등 이라크전에 대비한 각종 공격훈련을 강화하고 해군의 특수부대 병력에도 행동 돌입 준비를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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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이와 함께 1, 2주 내에 모스크바에 대표단을 파견, 러시아 정부에 대이라크 군사공격에 관해 설명할 예정이다. 러시아의 게오르기 마메도프 외무차관은 미국이 이라크 공격에 대한 국제적 지지를 규합하기 위해 몇몇 국가에 대표단을 보내는 일환으로 러시아에도 대표단을 보낼 예정으로 알고 있으나 정확한 파견시기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12일 밝혔다.

프랑스도 이라크가 유엔결의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공격에 동참하겠다고 시사했다. 미셸 알리요 마리 국방장관은 13일 ‘유럽 1’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유엔의 이라크 개입이 실패할 경우 프랑스는 “아무것도 배제하지 않는다”고 말하고 “아프가니스탄에서 증명됐듯이 오늘날 우리 군은 인적으로나 기술적으로 개입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유럽의 우려〓서방 국가들은 부시 대통령이 유엔에서 이라크 문제를 제기한 것을 일단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결국엔 전쟁이 시작될 것으로 보고 우려의 빛을 감추지 않았다. 로마노 프로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우리는 테러에 대항해 싸워야 하지만 유엔 안보리의 결의 없는 군사행동은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예란 페르손 스웨덴 총리는 “미국의 자위권을 인정하지만 미국이 국제법을 무시하고 마음대로 행동할 수 있는 백지수표를 가진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라크 항전의지〓이라크의 국영 위성방송 채널은 부시 대통령의 연설에 대해 “이라크 침공은 통제불능의 불을 댕길 것이며 미국은 비싼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맞받았다.

이라크의 모하메드 알 두리 유엔 주재 대사는 부시 대통령이 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 개발과 보유에 관해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다고 지적하고 “우리는 공격을 받으면 자위권을 행사할 것”이라고 반발했다.

카타르의 하바드 빈 자심 빈 자비르 알 타니 외무장관은 이라크에서 전쟁이 발발할 경우 중동 전체의 안정이 파괴될 것이라며 미국의 일방적 공격에 반대했다. 그는 미국이 이라크 공격시 카타르의 기지를 사용할 것이라는 관측에 대해 “아직 미국으로부터 기지사용 요청을 받지 않았으며 요청이 들어오면 신중히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 eligius@donga.com

외신종합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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