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은 집에서 완고한 독재자

  • 입력 2002년 9월 6일 18시 39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49)이 집안에서는 ‘완고한 독재자’라고 부인 류드밀라 여사(45·왼쪽)가 최근 나온 ‘블라디미르 푸틴, 권력으로의 길’이라는 제목의 푸틴 대통령 전기에서 밝혔다.

전기 작가 올레그 블로츠키가 대통령 부처를 비롯해 많은 측근 인사들과의 인터뷰를 토대로 만든 이 책에서 류드밀라 여사는 남편을 “성실하고 정직하지만 남성 우월주의자”라고 평했다.

류드밀라 여사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여성이 모든 집안일을 도맡아 해야하며, 성격을 버려놓기 때문에 절대로 여성을 칭찬해서는 안 된다”는 두 가지 뚜렷한 여성관을 갖고 있다.

이 때문에 류드밀라 여사는 지금까지 남편에게서 칭찬을 들어본 적이 없다고 털어놓았다. 푸틴 대통령은 식탁에서 맛없는 음식은 입에도 대지 않을 정도로 까다롭다.

또 푸틴 대통령은 연애 시절 데이트에 항상 1시간씩 늦었고, 만난 지 1년반 만에야 자신이 국가보안위원회(KGB) 요원이라는 사실을 털어놓았을 정도로 보안에 신경을 썼다.

그러나 푸틴 대통령은 두 딸 마샤(17)와 예카테리나(16)가 원하는 것은 뭐든지 들어주는 ‘약한 아빠’이기도 하다.

또 교육과 문화에 관심이 많은 류드밀라 여사는 “정치적 문제에 대해서는 남편과 논쟁을 벌일 정도로 의견을 뚜렷하게 밝히는 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결국에는 남편의 의견을 따르는 것으로 두 사람이 의견일치를 본다고. 블로츠키씨는 “크렘린이 어떠한 간섭도 하지 않아 자유롭게 책을 썼다”면서 “류드밀라 여사가 아이들 얘기를 쓰는 것만 자제해달라고 부탁했다”고 말했다.

모스크바〓김기현특파원 kimki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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