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즈 비브라폰 왕' 햄프턴 사망

  • 입력 2002년 9월 1일 18시 56분


미국의 전설적인 재즈 비브라폰(마림바와 비슷하게 생긴 건반타악기) 연주자 라이어넬 햄프턴(사진)이 8월31일 오전 뉴욕의 마운트 시나이 병원에서 노환과 심장질환으로 세상을 떴다. 향년 94세.

‘재즈계의 거인’ ‘비브라폰의 왕’으로 불린 햄프턴은 ‘스윙의 왕’ 베니 굿맨과 함께 ‘스윙시대’(1929년 미국 대공황으로 재즈가 위축되고 밴드가 리듬감이 강한 댄스용 재즈가 인기를 끌던 1930∼1940년대)를 풍미했던 재즈 뮤지션.

1930년 로스앤젤레스에서 세계적인 재즈 트럼펫 연주자 루이 암스트롱에게 발탁돼 나이트클럽에서 드럼을 치다가 암스트롱의 권유로 비브라폰으로 바꿔 지금껏 고전으로 남아 있는 ‘너의 추억’ 등을 연주했다. 햄프턴은 1936년 베니 굿맨에게 발탁돼 클라리넷의 굿맨, 피아노의 테디 윌슨, 드럼의 제니 크루파 등과 함께 전설적인 ‘베니 굿맨 4중주단’으로 활약했으며 ‘스윙시대’를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940년엔 자신의 악단을 조직해 ‘플라잉 홈’ ‘부기우기’ 등의 히트곡을 내놓기도 했다. 요절한 트럼펫 주자 클리퍼드 브라운 등이 햄프턴 악단에서 활약했다.

조지 부시 전 미 대통령 부부와 40년 친구 사이인 햄프턴은

작년 뉴욕시에 의해 미 흑인 역사상 가장 뛰어난 업적을 남긴 흑인으로 뽑혀 ‘미 흑인 명예의 전당’에 그 이름을 올렸다. 1987년엔 아이다호 대학이 그를 기념하기 위해 음악대학을 ‘라이어넬 햄프턴 대학’으로 명명하기도 했다.

뉴욕〓홍권희특파원 koni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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