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출마 내달 결단”…정몽준 美특파원 간담회

  • 입력 2002년 8월 1일 18시 53분


미국 방문 중 대통령선거 출마 의사를 내비쳐 온 정몽준(鄭夢準·무소속·사진) 의원이 “9월 중순 결단을 내리겠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지난달 31일 워싱턴 한국특파원단과 가진 간담회에서 질문에 이같이 답하고 “리처드 홀브룩 전 유엔주재 미국대사로부터 ‘출마하지 않으면 역사의 심판을 받는다’는 말을 듣는 등 주위에서 출마권유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2002년 한일월드컵축구대회의 성공적 개최를 지원한 미 각계 인사에 감사를 표시하기 위해 로스앤젤레스와 뉴욕을 거쳐 워싱턴에 도착, 1일(현지시간) 미 외교협회(CFR)와 헤리티지재단 초청 오찬에서 ‘21세기 한국의 비전’이라는 제목으로 연설할 예정이다.

그는 간담회에서 한화갑(韓和甲) 민주당 대표의 ‘헤쳐 모여’식 신당론과 관련, “제의도 없는데 참여 여부를 언급하는 일은 부적절하다”고 말했으나 1년 전 신당창당이 정당민주화의 가장 효과적 방법이라는 의견에 자신도 찬성한 바 있다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

정 의원은 이회창(李會昌) 한나라당 대통령후보가 최근 선친인 고 정주영(鄭周永) 회장의 이름을 거론, 재벌과 정치자금을 비판한 데 대해 “아버지는 후보도 아닌데 왜 그랬는지 여쭤보고 싶다”며 불쾌한 반응을 보였다.

그는 “대선을 재수, 삼수하는 것은 국내 정치의 분위기 쇄신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며 이 후보를 간접 공격했다.

한편 “‘재벌’ 아버지도 출마하고 아들도 출마하는 데 따른 거부감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물음에 대해 “선친의 대선 출마는 기존 시스템에 도전한 것으로 평생을 그렇게 살아오셨다”면서 “나는 시스템과 싸운다기보다는 시스템을 보강하려는 것”이라고 답했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

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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