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기업 공장 "중국으로"…동남아 생산거점 "低비용"은 옛말

  • 입력 2002년 7월 25일 18시 59분


‘세계의 공장’ 중국이 빠른 속도로 국제 기업들의 투자를 빨아들이면서 동남아시아가 산업공동화 위기에 직면했다. 동남아에 최대의 생산거점을 유지해 온 일본 기업들이 최근 동남아 각국에 있는 공장을 폐쇄한 뒤 중국으로 속속 옮기고 있는 것.

동남아 국가들은 외환위기 이후 간신히 회복궤도에 올라선 경제가 일본 기업의 철수 사태로 다시 한번 흔들릴 것으로 크게 우려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 집계에 따르면 태국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동남아 5개국에 진출했던 일본 기업의 생산거점 중 적어도 22곳이 폐쇄되거나 규모가 대폭 축소됐거나 될 예정이다.

복사기 전문업체인 세이코 엡슨은 9월 말 싱가포르에서 스캐너 생산을 중단, 중국 기업 등에 위탁 생산할 예정이고, 미놀타는 말레이시아에 있는 카메라 조립공장을 내년에 중국으로 옮길 계획이다. 또 전자업체인 NEC도 조만간 PC 생산거점을 중국으로 옮기기 위해 말레이시아 공장을 폐쇄하기로 했다.

기존 중국 내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우선적으로 동남아 공장을 폐쇄하는 예도 적지 않다. 히타치금속은 플로피디스크 구동장치(FDD)용 헤드사업을 철수하면서 3월 말레이시아 현지법인 공장을 폐쇄했으며 히타치제작소도 PC 모니터용 브라운관 사업을 철수하고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생산거점을 폐쇄했다.

일본 기업의 동남아 진출은 70년대부터 활발해지기 시작, 동남아는 일본의 최대 생산거점으로 불려왔다. 최근 이 같은 이전 및 철수는 중국과 동남아 각국의 생산비용 격차가 점점 벌어지고 있는 데다 중국 시장이 동남아 시장보다 훨씬 매력적이라는 판단 때문.

일본무역진흥회 조사에 따르면 싱가포르의 단순노동자 급료는 월평균 421달러(약 50만원), 말레이시아는 98달러(약 12만원)로 중국 선전(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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