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스펀, 회계부정 책임 질타 "美 CEO들은 탐욕 버려라"

  • 입력 2002년 7월 17일 18시 56분


회계부정 스캔들로 미국 기업의 신뢰도가 땅에 떨어진 가운데 앨런 그린스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사진)이 최고경영자(CEO)들의 도덕적 추락을 질타했다.

그린스펀 의장은 16일 상원 금융위원회 증언에서 “회계부정 사건은 미국 기업 법규나 제도의 미비 때문이 아니라 CEO들의 개인적 탐욕 때문”이라며 “기업신뢰 상실의 1차적 책임은 CEO들이 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CEO 탐욕의 주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는 스톡옵션(주식매입선택권)에 대해 “스톡옵션을 장부상 비용으로 처리하는 회계 원칙이 세워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나 “이 문제는 민간 기업 스스로가 결정할 일로 정치권이 나설 문제는 아니다”고 말해 강제적인 법규 제정에는 반대했다.

1년에 두 번 정기적으로 참석하는 상원 증언에서 그린스펀 의장은 또 “증시 폭락, 소비지출 위축 등 위험 요소가 상존하고 있기는 하지만 미국 경제는 기본적으로 건실하며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그린스펀 의장이 경제회복 기조가 약화될 수도 있다고 경고한 점을 들어 현재 40년래 최저수준인 금리가 적어도 올해 말까지는 동결될 것으로 전망했다.

정미경기자 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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