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백만장자 스티브 포셋, 열기구 단독 세계일주 성공

  • 입력 2002년 7월 3일 18시 45분


스티브 포셋씨(왼쪽)와 그의 열기구 '자유의 정신'.
스티브 포셋씨(왼쪽)와 그의 열기구 '자유의 정신'.
미국인 백만장자 탐험가 스티브 포셋(58)이 2일 사상 최초로 열기구를 이용한 단독 세계일주에 성공했다.

포셋씨는 이날 어둠 속에서 은빛 열기구인 ‘자유의 정신(Spirit of Freedom)’을 타고 호주 남쪽 해안 8100m 상공의 동경 117도 선을 넘어섰다.

이로써 지난달 18일 동경 117도 선상의 호주 노탐에서 시작한 단독 세계일주는 13일12시간16분13초 만에 완료됐다. 비행거리는 3만1000여㎞.

▼6번째 도전… 13일12시간 소요▼

그는 높이와 넓이 각각 1.65m의 좁은 공간에서 휴대식량과 산소통에 의존해 생활했으며 양동이를 화장실로 이용했다.

지금까지 두 사람이 한 조를 이뤄 열기구 세계일주에 성공한 적은 있으나 단독은 이번이 처음. 포셋씨 역시 6번째 도전 만에 세계일주에 성공했다. 그는 하루에 4시간밖에 자지 못했으며 그것도 45분씩 쪼개서 잤다. 영하 17도인 열기구 본체 밖으로 혼자 나가 연료탱크를 바꾸고 점화구를 수리하기도 했다. 그러나 기상조건이 좋아서 지루한 느낌을 줄 만큼 순탄한 세계일주였다.

포셋씨는 미국 세인트루이스의 워싱턴대에 마련된 비행통제센터와의 위성전화를 통해 “지금은 멋진 순간”이라면서 “6번째 도전 끝에 마침내 성공했으며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단독 세계일주를 놓고 포셋씨와 경합을 벌여온 영국의 거부 리처드 브랜슨은 “열기구 단독 세계일주는 찰스 린드버그의 대서양 단독비행보다 더 어려운 도전”이라면서 “아무도 역사에서 그의 이름을 빼앗아갈 수 없게 됐다”고 축하했다.

▼“기상마저 도왔다…멋진 순간”▼

포셋씨는 시카고에서 금융업을 통해 수백만달러의 부를 축적한 뒤 모험가로 변신했다. 85년에는 영국 해협을 헤엄쳐 건넜고 92년 개썰매 경주, 96년에는 24시간 자동차경주에 출전했다. 이 달 말에도 뉴질랜드 남쪽에서 글라이더를 타고 고도 1만8000m의 성층권까지 비행할 계획이다.

홍은택기자 eunta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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