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美 대표적 흑인문화 힙합, 사회운동 참여 확산

  • 입력 2002년 6월 24일 18시 39분


'힙합의 대부' 러셀 시먼스
'힙합의 대부' 러셀 시먼스
1970년대 뉴욕 할렘가의 흑인 청소년들에 의해 시작된 힙합(hip-hop)이 사회운동으로의 전환을 모색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22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이달 초 뉴욕의 맨해튼에서는 힙합의 대부인 러셀 시먼스(44)의 주도로 학교예산 삭감에 반대하는 집회가 열렸다”면서 “제이 제트(Jay-Z), 앨리셔 키스(Alicia Keys)와 같은 힙합가수들은 물론 헐렁한 반바지차림의 10대들이 자리를 가득 메웠다”고 전했다.

힙합은 90년대에 들어와 세계로 퍼진 자유분방한 새로운 문화형식. 그러나 폭력적이고 외설적인 노랫말 때문에 정부로부터 자주 제재를 당하면서 표현의 자유를 찾기 위한 사회운동으로 점화되기 시작했다.

1년 전 시먼스씨는 힙합계를 대표해 ‘힙합 서밋 액션 네트워크(Hip-Hop Summit Action Network)’를 조직하고 의장으로 취임했다. 이 네트워크는 ‘현실의 반영’인 노랫말을 금지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에 대한 중대한 침해라면서 음반 표지에 부모의 지도가 요구된다는 안내문을 붙이는 선에서 타협을 모색하고 있다.

표현의 자유 추구에서 출발한 힙합의 사회운동은 힙합의 주요 팬인 흑인의 지위향상에 관한 문제로까지 영역을 넓히고 있는 중.

시먼스씨는 “그동안 우리는 너무 오랫동안 잠들어 있었다”면서 “이제 깨어나 함께 행진할 때”라고 말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네트워크에는 전국유색인종지위향상협회(NACP)의 크와이지 엠퍼메이 회장도 참여하고 있다. 시먼스씨 자신도 지난해 힙합관련 사업으로 1억9200만달러를 벌어들인 흑인 재계의 거물.

이들은 11월 총선을 앞두고 ‘힙합이여, 투표에 참여하라(rap the vote)’ 운동을 펼칠 계획. 힙합가수들은 음악전문채널 MTV 등에 출연, 투표참여를 권유하게 된다.

시먼스씨는 연좌농성과 시가행진과는 전혀 거리가 멀었던 30세 이하의 젊은이들을 ‘정치적으로 활동적이고 사회적으로 의식이 트인’ 역동적인 신세대로 바꾸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나 타임스는 “얼마나 많은 젊은이들이 참여할지는 아직 미지수”라고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홍은택기자 eunta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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