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숭숭한 미국 종말론 열풍

  • 입력 2002년 6월 24일 18시 36분


‘최후의심판일(TheDoomsday)’이 다가오는 것일까?’

올 들어 미국의 화두(話頭)는 ‘요한계시록의 종말론’이다. 상당수의 미국인들에게 9·11 테러와 이후 계속되는 테러 경계령은 세상의 종말을 예고하는 전조로까지 여겨진다. 이스라엘의 자폭 테러 피해도 단순한 우방국의 시련으로 보여지는 게 아니다. 이 모두가 ‘최후의 심판일’이 임박했음을 보여주는 신의 묵시(默示)가 아닌가 하는 느낌에 사로잡혀 있다. 미 시사주간지 타임 최근호(7월1일자)는 이 같은 미국인들의 의식상태를 커버스토리로 상세히 보도했다.

최근 출간된 ‘남겨진 자들:소설-지구 최후의 날(Left Behind:A Novel of the Earth’s Last Day)’ 시리즈의 제10권 ‘잔존자(The Remnant)’는 출시하자마자 275만부가 팔렸다. 이 소설의 전체 판매량은 지금까지 무려 5000만부. 팀 러헤이와 제리 젠킨스가 95년부터 출간하기 시작한 이 소설은 성경의 요한계시록에 바탕을 둔 것으로 인류 최후에 관한 인간들의 혼란과 투쟁을 다룬 것이다. 세상이 뒤숭숭해지면서 인터넷상에서 지진 홍수 역병 등 지구 종말에 관한 소식을 전하는 ‘대환희 준비(www.raptureready.com)’는 최근 접속자 수가 800만명을 돌파했다. 이 웹사이트가 나름대로 마련한 ‘종말 지수’는 9·11 테러 직후 182를 기록했다. 이 지수를 고안한 스트란트버그는 “종말 지수가 145를 넘으면 종말을 준비하라”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종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최근 예배에 참석하는 기독교 신자 수도 20%가량 늘었다.

CNN과 타임이 공동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미국인 가운데 59%는 “요한계시록에 기록된 최후의 날이 다가왔다”고 믿고 있으며, 36%는 성경이 하나님의 말씀이고 25%는 성경이 9·11 테러를 예언한 것으로 믿고 있다고 전했다.

타임은 미국인 가운데 59%는 요한계시록에 기록된 최후의 날이 임박한 것으로 믿고 있다고 전했다.

하종대기자 orio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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