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지파이 인도총리 건강이 전쟁의 '뇌관' 작용"

  • 입력 2002년 6월 15일 18시 19분


"혹시 핵 단추 잘못 누르는 거 아냐?"

카슈미르 지역을 둘러싼 인도와 파키스탄의 전쟁 위기는 진정 국면에 접어들었지만 아탈 비하리 바지파이 인도 총리의 건강이 여전히 전쟁의 '뇌관'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미국 시사주간 타임 아시아판 최신호(17일자)가 보도했다.

타임에 따르면 올해 74세인 바지파이 총리는 콜레스테롤 수치가 너무 높아 간과 신장, 방광 등이 좋지 않은데다 통풍(痛風)이 심해 진통제 없이는 제대로 걸을 수도 없을 정도라는 것. 이에 따라 그는 의사의 권유에 따라 매일 오후 3시간씩 낮잠을 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지파이 총리는 정신이 혼미해 기자들의 질문을 이해하지 못하거나 회의에서 상대방의 이름을 기억하지 못하는 등 주위 사람들을 당황케 하는 때가 많다는 것. 주위 인사들은 "바지파이 총리가 회의 도중 심지어 그의 오랜 정치적 동료이자 외무장관인 자스완트 싱의 이름조차 잊은 적이 있다"고 전했다.

최근 그를 만났던 서방의 한 외무장관은 "그는 마치 '반죽음(half dead)' 상태인 것 같았다"고 말해 그의 건강이 심각한 상태임을 강력히 시사했다.

그러나 인도내에서 그의 건강문제가 공식적으로 제기된 적은 아직 없다. 그는 여전히 인도의 국가안전과 외교에 관한 주요정책을 판단, 최종 결정하고 있다.

서방 국가에서 그의 '핵 결정권'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이에 대해 인도측은 "그는 일할 때 확실히 깨어 있다"며 '혼미설'을 부인하고 있다. 그러나 서방의 한 외교관은 "그의 문제는 그가 확실히 깨어 있는 시간이 하루에 몇 시간에 불과하다는 사실"이라고 꼬집었다.

<하종대기자>orio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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